코로나19로 국내 금융그룹 하반기 전망은 밝지 않다. 실물경제 리스크가 금융권으로 번질 우려가 커졌고 저성장·저금리 장기화로 그룹성장성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 이러한 난관을 이기기 위해 우리금융그룹이 세운 전략은 ‘코로나 대응·고객·디지털·그룹 확장’등으로 요약된다.
손태승(사진) 우리금융 회장은 이달 초 열린 화상 워크숍에서 “리스크 관리와 경영 효율화로 위기를 돌파 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 사모펀드 사태로 흔들린 고객 신뢰를 되찾고 그룹 미래를 위한 디지털 혁신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비쳤다.
손 회장은 “코로나19로 예상되는 건전성 악화 등 다양한 리스크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세상 변화는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업과 소상공인 대출이 늘고 연체율도 오르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리스크가 은행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손 회장은 “리스크 관리 필요성과 더불어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사업기회 모색도 힘써야한다”고 당부했다.
저금리로 수익 창출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비용관리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손 회장이 경영효율화를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전략적 비용절감으로 생산적인 조직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일례로 ‘직원 복장 자율화’를 꼽을 수 있다.
손 회장은 또 비대면 트렌드가 강화될수록 고객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부터 사모펀드 판매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올해 고객 신뢰 회복에 매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키코’ 배상 결정을 수용한 은행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우리은행은 최근 자산관리그룹 내 투자 상품 전략조직을 꾸려 고객투자위험을 중심으로 상품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겼다.
디지털혁신도 손 회장이 강조한 핵심 전략 중 하나다. 우리금융은 지난 5월 ‘더 나은 삶을 위한 디지털’을 비전으로 선포했다. 손 회장은 신설한 디지털혁신위원회도 지휘한다.
손 회장은 그룹 확장과 시너지도 언급했다. 우리금융은 최근 위험가중자산을 자체기준으로 산출할 수 있는 내부등급법 체제변경을 승인받았다. 우리금융은 이로써 BIS 자기자본비율이 개선되고 출자여력이 커질 전망이다. 비 은행 자회사 인수합병 속도도 낼 수 있게 됐다. 투자금융 부문 역량을 확대하고 비 은행 부문 순익 기여도를 키우려면 증권사를 인수하는 쪽이 효율적이란 것이 시장 관측이다.
송금종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