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어 ‘술람’은 우리말 구약성경에서 사닥다리(개역개정) 또는 층계(새번역)로 번역됐습니다. 구약에 딱 한 번 등장하는 술람은 동사 ‘살랄’에서 유래했습니다. 살랄은 돋우다(욥 19:12, 사 57:14) 높이다(잠 4:8) 길을 닦다(사 62:10) 쌓아 올리다(렘 50:26) 등으로 쓰였습니다.
영어 성경은 술람을 래더(ladder·사다리) 스테어웨이(stairway·계단 층층대)로 번역했습니다. 래더는 고대 영어에서 기댄다는 뜻을 지닌 단어에서 유래됐습니다.
이삭과 리브가는 야곱을 외가가 있는 하란으로 떠나보냈습니다. 긴 여정에서 야곱에게 일어난 일입니다. “꿈을 꾸었다. 그가 보니, 땅에 층계가 있고,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아 있고, 하나님의 천사들이 그 층계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다. 주님께서 그 층계 위에 서서 말씀하셨다. ‘나는 주, 너의 할아버지 아브라함을 보살펴 준 하나님이요, 너의 아버지 이삭을 보살펴 준 하나님이다. 네가 지금 누워 있는 이 땅을, 내가 너와 너의 자손에게 주겠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서,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켜 주며, 내가 너를 다시 이 땅으로 데려 오겠다. 내가 너에게 약속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내가 너를 떠나지 않겠다.’”(창 28:12~13, 15·새번역)
감히 가 닿을 수 없는 그곳과 이 땅을 잇는 사닥다리로 주님의 약속이 전해졌습니다. 야곱은 여기를 하나님의 집(벧엘)이라 이름했습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