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실업자 수가 123만명에 육박하며 21년 만에 가장 많았다. 서비스업과 제조업 회복이 더디면서 고용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빨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잠재적 실업자인 일시휴직자 증가세는 30만명대로 다소 꺾였지만, 이 또한 고령층 위주라 향후 실업 대란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은 ‘6월 고용동향’에서 실업자 수는 전년 대비 9만1000명 증가한 122만8000명, 실업률은 4.3%라고 15일 밝혔다. 두 수치 모두 동월 기준 1999년 이후 최고치다. 서비스업은 숙박 및 음식점업(-18만6000명), 도소매업(-17만6000명), 교육서비스업(-8만9000명) 등에서 전년 대비 취업자 수가 줄줄이 줄었다. 제조업은 교역국 감염 확산으로 부진이 더 깊어졌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6만5000명 줄면서 전달(-5만7000명) 대비 감소폭이 확대됐다.
일시휴직자는 72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36만명 늘었다. 전달 68만5000명에 비해 증가폭이 둔화했다. 그러나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재가동되면서 고령층 휴직자 복귀가 많아진 영향이 컸다. 20~50대는 여전히 고용 상황이 불안했다. 지난달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은 고용률과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특히 20대 고용률은 55.4%로 동월 기준 1982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가장 낮았다.
취업자로 분류되는 일시휴직자는 무급의 경우 6개월 이상 복귀를 못하면 실직자 또는 구직포기자(비경제활동인구)로 바뀐다. 이들이 하반기 업무 복귀를 못하면 실업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달은 일부 구직포기자가 다시 일자리를 찾으면서 실업자 증가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인 흐름을 제외해도 실업자 규모는 매우 큰 편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고용 상황이 어렵지만 그래도 4월에 비하면 두 달 연속 나아지고 있다”면서도 “제조업 고용 감소폭 확대와 청년층의 고용 회복이 더디다는 점은 마음 아픈 부분”이라고 밝혔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