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은 15일 “차기 당대표 임기 동안 4차례 당의 운명을 가르는 선거를 잘 준비해야 한다”며 “어려운 시기에 당대표가 사퇴하고 임시체제로 선거를 치르는 건 무책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국민일보 사옥에서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의원은 물론 전략적 사고를 하는 권리당원, 대의원들이 이에 대해 현실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며 경쟁자 이낙연 의원이 대선 도전을 위해 3월 사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점을 파고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만난 사람=남혁상 정치부장
-176석 거대 여당 대표는 어떤 자리인가.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뿐 아니라 대선 후보 경선 및 대선, 6월 지방선거까지 전국 단위 선거를 잘 준비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다음 대선을 준비할 분이 중간에 거쳐가는 정도로 대표직을 본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당권 도전 결심을 언제 굳혔나.
“4·15 총선 이후 전문가들을 만나 공부하며 (대선을) 준비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우리 취약 지역의 민심이 심하게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다. 많은 분이 대선에 나가려는 개인 욕심보다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를 하라는 조언을 해줬다. 이낙연 의원이 안 나올 거라 생각하고 5월 중순부터 준비를 하게 됐다.”
-이낙연 의원과 다른 장점은 무엇인가.
“책임을 지는 당대표, 당을 살리고 당을 위해 헌신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총선에서 드러났듯 지역주의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정당엔 정권 재창출이 제일 중요하고,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취약 지역인 영남에서 누군가 배수진, 무너지지 않는 안전판을 쳐야 하는데 그 역할에 제가 적임자라 생각한다. 영남에서 40% 지지율 만들어보겠다. 튼튼한 틀을 만들어 이낙연 후보가 됐든 이재명 김경수 이광재 김두관 등 대선 후보가 누가 되든 후보가 장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처음에는 많이 약했는데 제 진정성을 조금씩 이해해준다. 대선 후보의 지지자 분들도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다.”
-민주당에 요구되는 시대적 과제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양극화 해결인데 아직 괄목할 만한 성과를 못 내고 있다. 총선에서 창당 이래 이런 지지를 처음 받았는데 이후 악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서민경제, 젊은 세대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국민의 삶에 대한 총체적 책임이 우리의 과제라는 걸 다시 인식하고 성과를 내도록 역할하는 당대표가 되고 싶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실망이 높다.
“보통 사람들이 갖는 건강한 욕망 자체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결혼하고 15~20년 고생하면 내 보금자리 하나 마련한다는 건강한 욕망에 대한 각종 지원을 위해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 나가겠다. 청년·신혼부부 주택 등 공급 늘릴 방법을 찾으면서 유휴지, 역세권의 고밀도 개발이 가능한지 찾아보고 꼭 해내겠다.”
-그린벨트 해제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린벨트 해제는 돌아가신 박원순 시장이 워낙 강한 철학으로 막았던 것이다. 부동산 광풍 시대가 지나면 인구가 줄어드는 시대가 올 텐데, 다음 세대의 권리까지 빼앗을 수는 없다. 이명박정부 때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해서 집 지었지만 투기꾼들에게 먹이만 제공하는 결과가 나왔다. 이걸 되풀이해선 안된다.”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 성추행이 불거졌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된다고 보나.
“남성우위 사회 문화에 자기성찰 없이 깊게 젖어든 부분이 있다. 유명무실했던 윤리기구를 상설화하고 성찰과 교육 등을 통해 당 소속 공직자는 물론 당원들의 경각심도 높일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
정리=김나래 박재현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