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 1층 전시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동안 비어있던 이곳에서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철조각 유화 아크릴 LED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복음을 형상화한 작품 20여점이 전시 중이다. 기독미술인 8명이 참여한 ‘오직 예수 8인전’이 지난 3일 개막해 다음 달 27일까지 열린다.
이달 말까지 열리는 파트1에서는 미술을 전공한 네 명의 목회자, 파트2에서는 김영주 김용성 박병근 전태영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14일 이곳에서 나들 박진원 심재국 장동근 목사와 김용성 작가를 만났다.
새문안교회 교인인 작가 박병근 집사가 코로나19로 공실이 된 전시실을 안타까워하다가 김용성 작가에게 전시회를 제안한 게 발단이었다. 뜻을 같이하는 미술인들이 모여 기획전으로 발전했다.
박 목사는 “포스트코로나를 생각해야 하는 시점에 미술선교에 뜻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 제대로 전시를 해보자고 이야기했다”며 “우리는 사실 예수님 때문에 만난 사람들이다. 오직 예수님만 잘 전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SNS를 매개체로 믿음의 교제를 이어가고 있다. 박진원 나들 심재국 장동근 목사는 모두 미술을 전공했으며 지난해 CCM 앨범 ‘아트리오’를 발매했다. 박 목사는 “그림 그리는 목회자들이 많지 않은데 지난해 앨범을 낸 것을 계기로 새로운 것을 함께 펼쳐보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각각 가수 작가 사업가 등으로 활동하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나 목사는 남성 듀오 ‘일기예보’, 박 목사는 그룹 ‘컬트’와 ‘넥스트’에서 활동했다. 나 목사는 “그림을 다시 그리면서 음악보다 미술이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함을 느꼈다”며 “크리스천으로서 하나님이 어떤 것을 표현하기 원하시는지 계속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에서는 작가들의 신앙고백이 담긴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박 목사의 작품 ‘예수께서 말씀하시길’은 성경말씀만 쓰여 있는 하얀 캔버스에 서서히 불빛이 들어오면서 예수의 형상을 나타냈다. 우리 삶 가운데 지속해서 부활하는 진리와 생명의 빛을 표현했다.
심 목사의 작품 ‘아브라함에게 자손을 약속하시는 주님’은 유화를 이용해 창세기 15장 5절 말씀을 시각화했다. 장 목사의 조각품 ‘하늘 가는 길’은 하늘을 가는 유일한 길, 십자가를 갈망하며 나아가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표현했다. 장 목사는 “십자가의 가장 윗부분에는 주님이 말씀하신 어린아이의 믿음을 가진 그리스도인이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서 있다”고 했다.
나 목사의 작품 ‘어나더 웨이 01(다른 길)’은 우리 모두 믿음과 확신의 길을 찾아 끝까지 완주하며 선을 이루자는 소망을 담았다.
작가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위축된 미술사역이 활성화되길 소망했다. 박 목사는 “코로나19로 문화활동이 정지된 상황에 기독미술은 더 위축됐다. 사역이 다시 활성화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