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내게 하나님은 성경에 모든 법과 잣대를 정해놓고 하나라도 어기면 벌 주고 지옥 보내려고 감시하는 무서운 존재였다. 지옥이 두려워 교회에 갔지만 성경대로 죄 짓지 않고 살 수는 없었다. 또 벌 받을까봐 잘못을 고백하지도 못하고 늘 죄에 눌려 살았다. 더구나 죄 사함의 확신이 없어 처음부터 최근까지 지은 죄를 모두 기억해내며 끝없이 회개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회개해야 할 죄가 늘어나 결국 회개를 포기하고 주님을 피해 살기 시작했다.
교회 안과 밖의 삶이 다른 이중적 생활을 하던 대학 때 어느날 우연히 후배들의 대화를 듣게 됐다. “윤경이 언니, 목사 딸이란다.” “너, 미쳤냐? 그 언니가 어디 목사 딸로 보이냐?” 충격적 소리를 엿듣고 혼자 펑펑 울었다.
졸업 후 항공사 승무원이 돼 예수님과 관계없이 살다가 결혼해서 두 아이를 낳았다.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며 14년간의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전업주부가 됐다. 어느날 문득 예수님이 인격적이란 말이 퍼뜩 떠올라 무심코 ‘하나님!’ 하고 불러보았다. 놀랍게도 천둥 같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다시 하나님 앞에 나갔다. 기도응답과 여러 체험을 했지만 주님과 깊은 관계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내 삶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며 허덕였다.
어느날 지인이 김성로 목사님의 집회 동영상을 보내 주었다. 확신에 찬 부활의 선포와 성도들의 간증 몇 편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무엇보다 부활이 ‘역사적 사실’ 이라는 말씀이 강하게 내 마음을 흔들었다. 아이들의 위인전과 역사서적에도 예수님의 부활은 정확히 기록된 사실이었다. 세계사 속에 증명된 부활. 성경대로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임이 확실해지며 그동안 지식이었던 부활이 내게 실제가 됐다. 그리고 ‘예수를 믿는다’는 말이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믿는다’는 의미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됐다.
나 같은 것을 살리시려고, 나 같은 것의 주인이 되시려고 그 고통을 당하고 죽고 부활하셨는데도 나는 그분을 믿지 않고 지옥 갈까봐 벌벌 떨었던 악하고 악한 자임을 알게 되자 바로 굴복했다. “하나님! 제가 예수님을 믿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을 오해해 지옥에 떨며 수도 없이 내 손으로 십자가에 못 박은 마귀보다 더 악한 자였습니다. 용서해주세요.’ 그렇게 회개하고 예수님을 내 마음에 주인으로 영접했다.
내 시선이 오직 주님에게 딱 맞춰지자 어둠이 떠나가고 주님이 주시는 참 평안과 기쁨이 온 몸에 흘러넘쳤다. 삶의 모든 영역의 가치관이 진정 새피조물로 재창조돼 온통 어둠인 이땅, 아픔과 고통과 시련이 날마다 끊임없이 다가오는 이 땅에서 하늘 아버지의 사랑하는 딸로 함께 사랑하며 천국을 누리게 됐다.
내 주변의 한 사람도 놓칠 수 없어 만나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고 다른 이야기로 시작할지라도 뒤에는 꼭 부활하신 예수님 이야기로 끝났다. 생각할수록 모든 것이 너무 감사하다. 바람이 벗기지 못한 코트를 햇빛이 벗기듯 오직 복음만이 눌리고 포로 된 영혼들을 살릴 수 있음을 알게 되니 한 순간도 낭비할 수 없다. 내가 누리는 이 놀라운 복음의 기쁨과 능력을 오늘도 함께 나누기 위해 새벽마다 이름을 부르며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한다.
진윤경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