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희지(23)씨는 주변인들 사이에서 ‘똑순이’로 통한다. 또래가 어려워하는 금융 상품도 아는 데다가 월급도 쪼개 쓰는 등 ‘돈 모으는 방법’을 잘 알아서다. 처음부터 똑순이였던 건 아니다. 20살 때부터 해온 아르바이트 덕에 돈을 버는 법은 일찍이 알았지만 생활비는 얼마가 적당한지, 적금은 어떤 걸 들어야 하는 건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전 씨는 “어떻게 쓰고 모으는 게 적당한지 알려주는 어른이 없었다”며 “삼성 희망디딤돌에서 배운 방법으로 지금까지 열심히 벌고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전씨처럼 자립과 사회 진출에 고민이 많은 청소년을 돕기 위한 삼성 희망디딤돌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아동 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 등 가정이 아닌 보호 체계에서 지내던 청소년들은 만 18세가 되면 보호가 종료된다. 삼성 희망디딤돌은 이들을 위한 자립 지원 프로그램이다.
삼성 희망디딤돌은 2013년 ‘삼성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이 기부한 금액으로 시작됐다. 2014년 241억원을 들여 시작된 1기 사업으로 부산, 대구, 강원도 원주(사진) 등에 지원센터가 운영 중이며 내년에는 광주, 2022년에는 구미에 센터를 개관할 예정이다. 올해는 2024년까지 5개 센터를 추가로 건립하는 2기 사업에 25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전씨는 2016년부터 1년6개월 동안 대구 센터에서 지냈다. 요리, 청소, 정리수납 등 일상의 사소한 부분부터 재무관리, 취업 상담 등 사회 진출까지 센터의 지원으로 자립이 시작됐다.
센터 독립 후에도 지원은 이어졌다. 센터는 LH 전세자금대출을 소개하는 등 전씨가 첫 독립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관련 프로그램을 안내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