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에 접어든 9일 경남 통영 앞바다는 멋진 풍광을 보여주고 있었다.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움을 즐기며 걷다보니 방치된 부표와 어구 쓰레기로 신음하는 해안이 나타났다. 폐부표는 이렇게 머물다 파도에 휩쓸려 바다를 돌아다니고, 스티로폼인 탓에 분해되지 못한 채 잘게 쪼개져서 결국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물 반 플라스틱 반’이라 해야 할 요즘 바다 생태계는 플라스틱 쓰레기에 위협받고 있다. 바다가 겪는 피해는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 환경운동가 손광욱씨는 “작은 물고기가 미세플라스틱을 먹으면 먹이사슬을 거쳐 결국 사람이 섭취하게 된다.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을 우리가 다시 먹는 구조”라고 말했다.
정부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려고 생활 속 일회용품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53%를 차지하는 폐어구·폐부표를 회수하기 위해 어구·부표 보증금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역시 버리지 않은 일이다. 해양 쓰레기는 장맛비가 육지 쓰레기를 바다로 나르고, 피서객이 바다로 몰려가는 여름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휴양지를 찾는 피서객이 예년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바다가 더 많은 쓰레기에 신음하게 될 수 있다. 그것이 결국 미래의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자연의 경고를 생각해봐야 할 때다.
사진·글=권현구 기자 stow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