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외친 신동빈 “위드 코로나 시대 대비”

입력 2020-07-15 04:07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화상회의로 진행된 ‘2020 하반기 VCM’에 참석해 효율성 제고 등을 주문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애프터(after) 코로나’를 전망했으나 ‘위드(with) 코로나’가 내년 말까지 계속될 것 같다. 뉴노멀에서 살아남기 위해 성찰하고 위기를 함께 극복해나가야 할 시간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송파구·중구·영등포구 3곳에서 화상회의로 ‘뉴노멀 시대가 요구하는 혁신’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하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이같이 말했다.

신 회장은 효율성 제고, 세계화에 대한 재검토, 계열사 간 시너지와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지난해 대비 70~80%로 경제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70% 경제’가 뉴노멀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계열사 대표이사(CEO)들에게 “70% 경제 시대에 살아남을 길을 찾기 위해 업무상 효율성을 높이는 게 CEO가 해야 하는 첫 번째 일”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불안정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신 회장은 “1998년 IMF, 2008년 리먼 쇼크는 1~2년 잘 견디면 회복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상황”이며 “생산 최적화를 위해 많은 생산시설이 해외로 나갔지만 지금은 신뢰성 있는 공급망 재구축이 힘을 받고 있고 투자도 리쇼어링하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미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펼쳐왔던 롯데의 해외 사업 진행 방식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말마다 전국의 롯데 사업장을 방문해 현황을 점검하고 있는 신 회장은 “경제 상황이 어렵다고 너무 위축되지 말고, 단기 실적에 얽매이지 말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본업의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노력해 달라”고 했다.

롯데는 최근 몇 년 동안 위기 상황을 겪어 왔다. 2016년 중국 사드 보복,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올해 코로나19까지 거듭 악재를 만났다. 코로나19를 내년 말까지로 전망하면서 어두운 분위기가 걷히지 않았지만 신 회장은 “성찰의 시간으로 만들어 함께 위기를 극복하자”고 다독였다.

그는 19세기 영국 총리 벤저민 디즈레일리의 “최선을 기대하며, 최악에 대비하라”는 표현을 인용하며 “위드 코로나가 2~3년 계속되겠지만 이 기간 우리 내부를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