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4월 보궐선거가 치러질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 “참신하고 미래에 대한 흐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 나와야 한다”며 “비교적 (승리에) 낙관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가 대선 후보를 언급할 때와 마찬가지로 통합당 후보로 누가 적합한지는 확답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대선 주자와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보궐선거가 확정된 서울시장 선거에 대해 “박원순 전 시장 사망 사건과 관련된 국민 인식, 최근 부동산 문제 등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 굉장히 고약하게 흐르고 있기 때문에 이런 흐름을 제대로 파악해 통합당이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면 상당한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군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린 바 없다”며 “대선 후보와 마찬가지로 남은 기간 아마 관심 있는 분이 하나둘 나타나지 않겠느냐”고 했다.
야권 대선 주자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홍정욱 전 의원이 어떠냐는 질문에는 “실질적으로 대통령 후보가 되려고 생각하는지는 정확히 잘 모르지만, 욕망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선 “그분이 실질적으로 대권에 대한 야망을 가졌는지는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며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상당한데, 현직에서 물러나 본인이 의사 표시를 하기 전에는 모른다”고 했다.
자신의 대선 출마에 관해선 “나이가 만 80세가 다 됐는데, 욕심을 과하게 내면 그 자체가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그런 생각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현 정부에서 개헌 논의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제의가 있으면 적극 검토할 생각이 있다”면서도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먼저 개헌론을 꺼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 이유로 “총선에서 다수를 얻은 황홀경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개헌 방향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권력 집중이 계속되는 한 지금 같은 상황은 피할 수 없다. 결국 대통령제나 내각제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재인정부를 두고는 “군사정권도 이렇게 제멋대로는 아니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정부 탄생을 도운 일, 문재인정부 탄생의 길을 열어준 것은 국민 여러분께 사과할 일”이라며 “역대 이렇게 오만, 부패, 불통, 위선, 무능으로 일관하는 정권을 본 적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본인이 당적을 여러 번 옮긴 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철새니 뭐니 해도 신경 쓰지 않는다. 통합당에서도 나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을 안다”며 “변화는 욕을 먹지 않고는 가져올 수 없다. 통합당 비대위원장을 맡은 이상 통합당이 수권할 수 있도록 당을 근본 쇄신해서 신뢰 가는 당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