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코로나 시대, 독서모임을 어떻게 진행해 나갈 것인가’라는 화상 회의에 참여했다. 온라인으로 독서모임을 하면서 느꼈던 점들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고 책 이야기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직접 만나는 독서모임에서 좀 더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고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몇 달 동안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방역 형태를 지속해 오고 있다. 유례없는 방역 시스템을 유지해 오면서 ‘콘택트(접촉)’에서 ‘언택트(비접촉)’로 대면방식이 전환됐다. 우리는 비대면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편리함을 알고 있었지만 기존에 해오던 익숙한 방식의 대면 접촉을 선호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방식의 모든 종류의 모임은 취소됐다. 수업, 워크숍, 학회, 발표회, 강연, 모임 등은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근접 접촉 없이 소통하는 방식이 계속 확대되고 중심이 되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화할까? 형식적이고 불필요한 대면 접촉들이 없어져서 좋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직접 만나지 않고 진행되는 비대면 방식은 사람들을 단절시키고 고립시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빠지게 한다. 직접 만나지 않으니 상호 간에 연결성이 높지 않다고 느끼는 이들도 많다. 그동안 비접촉 방식은 대면을 보완하는 정도의 교류 방식이었고 사람들은 접촉을 통해 친밀감을 느껴 왔기 때문이다. 인간은 여전히 사회적 동물이며, 서로 간의 협력을 기반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선택의 차원이었던 간접적인 대면 방식이 일상화되면서 미래의 생활방식이 일찍 앞당겨졌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안전함과 편리함의 이면에서 느끼는 사람들의 단절감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지금 변화와 적응의 갈림길에 서 있다.
문화라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