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선박이 견인… 수출 회복 기미

입력 2020-07-14 04:0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한국의 수출이 회복세로 돌아설 기미를 보이고 있다. 7월 초순(1~10일) 수출이 1년 전보다 1.7% 감소했다. 마이너스 추세를 이어가기는 했지만 코로나19가 미국·유럽 확산 이후 5~6월과 비교하면 수출 감소폭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액은 통관 기준 132억7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줄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8.5일로 지난해와 같다. 수출 규모는 한 달 전(6월 1~10일)보다 9억8700만 달러 증가했다.

이번에도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효자 노릇을 했다. 이달 초순 들어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7.7% 늘었다. 앞서 지난달 초순 반도체 수출은 22.6% 증가하며 사실상 한국의 수출을 견인해 왔다. 선박과 승용차 수출도 각각 307%, 7.3% 각각 늘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기조 강화에 힘입어 반도체와 함께 수출을 견인해 왔던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그러나 이달 들어 9.7%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중국(9.4%) 미국(7.3%) 등 주요국 수출이 모두 증가했다.

코로나19가 미국·유럽 등으로 확산한 뒤인 5월 초순 한국의 수출은 10.5% 감소했다. 그러나 한 달 뒤인 6월 초순에는 한 자릿수(9.9%) 감소로 폭이 줄었고, 이달 들어서는 감소폭이 더 커졌다. 각국이 경제 등을 고려해 봉쇄를 풀면서 코로나19 확진자는 느는 반면 수출 쇼크는 다소 누그러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여전히 제조업 경기는 밝지 않다. 산업연구원이 지난달 8~19일 국내 제조업체 1007곳을 대상으로 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올해 3분기(7~9월) 제조업 전체 수출 전망은 84로 2분기보다 오히려 3포인트 하락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높을수록 이전 분기보다 개선 전망을, 낮을수록 이전 분기보다 악화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3분기에도 수출 전망을 어둡게 보는 제조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