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계高 키운다더니 장려금 깎은 정부

입력 2020-07-13 04:04
연합뉴스TV 제공

정부가 직업계고 활성화를 약속해 놓고 정작 고졸 취업 장려금은 대폭 삭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정의당 정책위원회에 따르면 고졸 취업 활성화 관련 예산 가운데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 지원 사업’ 예산이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 삭감됐다.

해당 사업은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하는 직업계고 학생에게 고용장려금 400만원을 지원하고, 현장실습에 참여하는 직업계고 학생에게 최대 3개월 동안 월 60만원씩 지원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학생 만족도가 높아 고졸 취업 활성화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고용 장려금 예산이 당초 768억원에서 3차 추경을 거치며 400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교육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고용이 악화되면서 중소·중견기업 취업자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예산을 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최근 ‘적극행정 중점과제’ 6건을 선정했는데 코로나19에 대응한 직업계고 지원·취업 활성화를 포함시켰다. 코로나19가 직업계고 학생들에게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원활한 사회 진출을 돕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직업계고 학생들의 취업을 유도하는 예산을 깎아놓고 취업 활성화에 나서는 상황을 두고 ‘예산 따로 정책 따로’란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이날 직업계고 학과 개편을 단행했다. 인공지능·스마트팩토리같은 신산업 출현과 유망 산업에 대한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직업계고 101곳의 학과 153개를 개편했다. 전기·전자 분야가 29개로 가장 많았다. 인공지능·스마트팩토리 학과 등으로 변경한 경우다. 다음이 기계 분야로 28개 학과가 개편한다. 정보보호·스마트건설·스마트금융 등 신산업 분야와 소방안전, 반려동물 미용 등 유망산업 분야로 개편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 학교는 시·도교육청의 학과 개편 승인 절차를 거쳐 2022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학과 개편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필요한 예산 등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