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미한 자동차 사고 부상 환자, 한방 진료비 4년 새 2배 ‘껑충’

입력 2020-07-13 04:06

차 사고를 당해 경미한 부상을 입은 환자의 한방 진료비가 최근 4년 새 2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 한방 진료비의 심사·평가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내놓은 ‘자동차보험 한방진료의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한방 진료비는 9569억원으로 2014년(2722억원)보다 3.5배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29%로, 같은 기간 양방 병의원 진료비 증가율(2%)의 15배 수준이다.

한방 진료비의 급증엔 경상환자가 큰 영향을 끼쳤다. 뇌진탕을 비롯해 목이 삐끗했거나(경추염좌), 허리가 삐끗해서(요추염좌) 한방 병의원을 찾은 환자들이다. 통상 자동차보험 경상환자(상해급수 12∼14급) 가운데 다수를 차지하는 부류다. 이들 경상환자의 진료비는 지난해 1조2000억원으로 2015년(6499억원)보다 1.9배 늘었다. 경상환자 1인당 진료비도 한방 병의원은 평균 10만246원으로 양방 병의원(5만6615원)의 2배에 가까웠다.

경상환자들은 왜 한방 진료를 선호할까. 관련 설문 등에선 “한방 치료가 양방보다 더 적극적이다” “사고 후유증을 감안할 때 한방 치료가 적절한 것 같다” 등의 반응이 많다. 또 자동차보험 환자를 적극 유치하려는 한방 병의원의 홍보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공짜 마사지 등을 마케팅 수단으로 내세워 ‘나이롱 환자’ 유치에 나서는 한방 병원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입법조사처는 한방 진료의 문제점 해결 방안으로 진료비 세부 심사기준 마련, 진료 수가 심의·의결 기구 신설 등을 제시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