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도 배달합니다”… 언택트 시대 대세된 ‘구독경제’

입력 2020-07-10 04:05
스타벅스는 현대카드와 제휴해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인 ‘스타벅스 카드’를 출시한다. 롯데제과의 ‘월간 과자’(가운데)와 새로운 디자인의 양말을 받아볼 수 있는 쇼핑몰 ‘펀샵’의 서비스도 대표적인 구독 서비스다. 각사 제공

코로나19로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온라인 소비가 늘자 식품, 유통업계가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내놓으며 소비자 붙잡기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현황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하는 동안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다. 온라인 강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언택트 소비 트렌드가 공고해지자 식품, 유통업계는 구독 경제를 새로운 돌파구로 삼았다. 매주 혹은 매달 구독한 상품을 비대면 상태로 구매하길 원하는 소비자를 단골손님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지난 3월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처음 선보인 커피 구독권은 3, 4월 두 달간 4000개 이상 판매됐으며 구독권 회수율이 40%를 웃돌았다. 또 커피 구독권을 구매한 고객은 한 달 중 평균 12일을 트레이더스에 방문해 매출 상승과 ‘록인(lock-in·단골 확보)’ 효과까지 누린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트레이더스는 매주 피자 1판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피자 월 구독권’과 한 달간 매주 1만원 할인 쿠폰을 받는 ‘고기 할인권’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후 얼음컵, 과자 같은 식품부터 택배와 양말에 이르기까지 구독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품목이 다양해졌다. 이마트24는 현재 얼음컵과 생수, 커피 정기권을 7일과 14일권으로 나눠 이마트24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정상가 대비 30~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달 과자 구독 서비스인 ‘월간 과자’를 선보여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매월 다른 과자로 구성된 과자박스를 받아볼 수 있는 특징 덕에 선착순 200명에 대한 사전 예약은 3시간 만에 조기 종료됐다.

지난 4월 GS25는 업계 최초로 택배 멤버십인 ‘프라임클럽’ 서비스를 내놨다. 프라임클럽은 고객이 GS25 택배서비스인 POSTBOX의 사용 빈도를 감안해 일정 회비를 내고 가입하면 서비스 유형에 따라 월 단위로 6개의 할인쿠폰을 지급하고 GS25모바일상품권을 별도로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CJ ENM 오쇼핑 부문 라이프스타일 쇼핑몰 ‘펀샵’은 지난 7일 양말 구독서비스를 론칭했다. 3개월 또는 6개월의 배송기간 동안 매달 새로운 디자인의 양말을 1켤레부터 3켤레까지 받아볼 수 있다.

여기에 유통업계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까지 출시하며 소비자 록인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현대카드와 제휴해 하반기에 내놓을 ‘스타벅스 카드’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 가운데 배달의민족도 ‘배민 PLCC’를 올 하반기 중 출시한다고 밝혔다. PLCC ‘스마일카드’를 선보인 오픈마켓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스마일카드 출시 2년 만에 회원수 90만명 이상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게 구독 경제 시장”이라며 “소비자들은 비대면을 통해 안전한 소비를 하면서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 흥미를 느끼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