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전기차는 생산 과정도 환경친화적이어야 한다.’
배터리 제조사들 사이에 친환경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분위기다. 생산설비를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로 가동하는 등 생산과정 환경오염도 최소화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폴란드 브로츠와프의 배터리 공장을 100% 재생에너지로 가동 중이다. LG화학은 지난 6일 2050년까지 탄소 중립 성장을 공언하며 ‘RE100(Renewable Energy 100)’ 추진을 약속했는데 그 시작이 폴란드 공장이었던 셈이다. LG화학은 “폴란드 공장을 시작으로 국내와 해외 사업장 모두에 RE100을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RE100은 100% 재생에너지만으로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고 발전 사업자로부터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해 사용할 수도 있다. LG화학은 주로 추가 비용을 내고 재생에너지를 구매해 사용하는 녹색 요금제를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도 헝가리 코마롬의 배터리 공장에 RE100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해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RE100”이라며 “반도체를 만들 때 쓰는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바꾸라는 요구가 생기고 있다”고 발언한 데 이어 SK이노베이션이 선제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결정한 것이다.
이르면 연말 국내 사업장에도 RE100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도 재생에너지 인증서 구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설치, 재생에너지 공급계약(PPA) 등 RE100 적용을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친환경 바람은 테슬라, BMW,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가 RE100 적용을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전기차 생산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만큼 전기차의 부품인 배터리를 생산하는 과정에도 화석연료 투입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테슬라는 지난 2017년 기가팩토리의 주 전력 공급원으로 태양광을 활용하기로 결정해 70㎿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시작했다.
RE100 적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기업은 구글, 애플, 이케아, GM 등 전 세계에 218곳이다. 현재는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이 주도적으로 배터리 제조사에 RE100 동참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업장의 RE100 적용은 필수조건처럼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