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경질, 정부도 여러 생각 할 것… 부동산정책 잘못 인정해야”

입력 2020-07-10 04:02

이낙연(얼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경질론에 대해 “인사는 대통령의 일이고 직전 총리로서 함부로 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정부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잘못이 있었다. 그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장관 경질이 필요한 시점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처럼 답했다. 또 ‘결과적으로 볼 때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실패한 정책이라고 인정하는 것이냐’는 물음에도 수긍했다. 이 의원은 전날 인터뷰에서도 “정부 내부에서 국회 일정을 봐가며 (인적 쇄신을)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짐작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최근 여러 인터뷰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전직 총리로서 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몹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한 바 있다.

이런 언급을 놓고 당 일각에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 의원은 오전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 이후 ‘김 장관 교체 가능성을 말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모든 인사는 정부에서 늘 생각을 한다. 일반론적인 이야기였다”며 “지금은 (교체할 시기가) 아닌 것 같다는 뜻이 깔려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당 내에선 부동산 민심이 최악으로 치닫는 민감한 시점에 나온 이 의원의 언급에 불편함을 느끼는 기류도 감지된다. 당과 정부가 부동산 가격 급상승으로 악화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의원이 장관 교체 논의에 불을 지피는 것은 적절한 타이밍이 아니라는 것이다.

친문재인계 의원들은 특히 인사 문제를 매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출신 한 의원은 “사람 하나 뺀다고 지금 상황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며 “김 장관이 지금 물러나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누구든 수습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이 결단해야 하는 것이지 당에서 이야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당 내에선 김 장관 거취와 관련한 얘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에서 “여당 의원으로서 참 난감하긴 한데, 정책 변화나 국면 전환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그런(장관 교체) 부분도 고려해야 할 타이밍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