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아빠차’로 불리는 현대자동차의 싼타페가 2년 만에 부분변경을 거쳐 돌아왔다. 더 뉴 싼타페는 새로운 플랫폼과 파워 트레인 등을 적용해 신차급으로 태어나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타보니 전작보다 향상된 주행 안정감과 실내 공간에서의 편안함이 느껴져 다시 한 번 패밀리카 시장을 접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3일 미디어 행사를 통해 더 뉴 싼타페를 시승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북한산 인근까지 왕복 약 65㎞ 구간을 달렸다. 시승모델은 최고 트림인 캘리그래피 모델이었다.
신형 싼타페는 출시 전부터 독특한 T자형 주간주행등 때문에 디자인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현대차는 ‘독수리의 눈’을 형상화했다고 강조했지만, 물고기를 닮았다는 비판에 직면했었다. 다행스럽게도 실제로 봤을 땐 디자인이 크게 도드라지지 않았다. 큼지막한 전면부 그릴과 적절히 조화를 이뤄 무난하다는 인상을 줬다.
이 차에는 2.2ℓ 디젤 엔진과 8단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DCT)가 적용됐다. 정차 시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출발 시 폭발적인 가속력은 없지만 속도가 붙으면 묵직하고도 부드럽게 차를 끌고 나갔다. 새 변속기를 적용한 덕분에 저속에서의 꿀렁임도 없었다. 더 뉴 싼타페는 패밀리카 이미지를 맞춰 안정적인 주행감을 강조했다. 고속 주행에선 큰 차체를 부드럽게 밀어붙여 장거리를 뛰어도 피로하지 않겠단 느낌이었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와 컴포트, 스포츠, 험로 주행(스노우, 머드, 샌드) 등을 지원한다. 일반 포장 도로를 달린 터라 험로 주행 모드는 딱히 경험해보지 못했다. 스포츠 모드에선 확연한 차이를 보여줬다. 고성능 라인업의 스포츠 모드보다는 차이가 적지만, 필요에 따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신형 싼타페는 기아자동차의 신형 쏘렌토와 플랫폼, 파워트레인을 공유한다. 굳이 비교하자면 싼타페가 안정적이고 편안한 주행, 쏘렌토는 보다 더 경쾌하고 날렵한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 차체는 전체적으로 쏘렌토가 더 크다. 전장과 전폭, 전고, 축거 등이 모두 앞선다. 싼타페는 쏘렌토와 달리 2열 독립시트가 적용되지 않아 3열 공간의 활용성은 떨어진다.
신형 싼타페는 전자식 변속버튼을 장착했다. 이밖에도 다이얼식 공조장치를 없애고 여러 버튼을 배열했다. 버튼이 너무 많아 보여서 아쉬웠다. 12.3인치 LCD 클러스터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등은 선명했다. 360도 전체를 볼 수 있는 서라운드 뷰 카메라는 한결 쉬운 주차를 도와줬다.
고양=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