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더 바이블] 씨 뿌리다(sow)

입력 2020-07-10 17:13

신약성경에 나오는 그리스어 스페이로(씨를 뿌리다, 심다)는 우리말 성경에서 그대로 ‘씨 뿌리다’ 또는 ‘심다’로 번역됐습니다. 생각이나 사물이 자리 잡게 한다는 뜻도 있습니다. 마태 마가 누가 복음서에 나오는 씨 뿌리는 사람(새번역), 네 가지 땅에 떨어진 씨(개역개정)의 비유에서 집중적으로 쓰인 단어입니다. 스파오(칼이나 카드를 뽑아 들다)에서 파생된 스페이로는 손과 팔의 움직임으로 씨 뿌리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습니다.

영어 성경은 스페이로를 소우(sow·씨뿌리다, 심다, 생기게 하다, 흩다)로 번역했습니다. 라틴어 세레레(씨뿌리다, 자식을 보다, 흩뜨리다, 야기하다)에서 유래했습니다. 세레레에서 온 영어 단어로는 시드(seed·씨앗), 시즌(season·계절) 등이 있습니다. 소우는 명사로 쓰면 다 자란 암퇘지를 뜻합니다.

“너희는 이제 씨를 뿌리는 사람의 비유가 무슨 뜻을 지녔는지를 들어라. 누구든지 하늘나라를 두고 하는 말씀을 듣고도 깨닫지 못하면,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아 간다. 길가에 뿌린 씨는 그런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데 좋은 땅에 뿌린 씨는 말씀을 듣고서 깨닫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인데, 이 사람이야말로 열매를 맺되, 백 배 혹은 육십 배 혹은 삼십 배의 결실을 낸다.”(마 13:18~19, 23·새번역) 하나님은 하늘나라를 알 수 있는 씨앗을 우리 마음에 심어주셨습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