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고, 그러면서도 가장 오해하는 말씀 중의 하나는 로마서 8장 28절 말씀일 것이다. “하나님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해서 선을 이루느니라.”
이 말씀은 많은 경우 지금은 비록 힘들고 어렵지만, 조금 지나면 모든 어려운 것들이 풀려나고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물론 그렇게 되는 수도 있다. 그러나 의외로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 말씀에서 ‘선을 이룬다’는 말씀은 결국 ‘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이뤄질 것’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 말씀을 적용해 볼 수 있는 또 다른 좋은 예가 이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알다시피 이슬람이라고 하면 대부분 그리스도인의 마음속에는 커다란 짐으로 다가온다. 요즘 말로 하면 ‘넘사벽’이다.
실제로 많은 선교사가 그들 때문에 고통받고 심지어 순교까지 당한다. 그들 때문에 교회들이 아픔 가운데 많이 기도하고 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런 사실을 뻔히 아시면서 왜 이 땅에 무슬림들이 창성하게 하고 이슬람의 세력을 남겨 두셨을까.
이 수수께끼 같은 이슬람의 존재에 대해 또 하나의 답이 되는 말씀이 있다. 고린도후서 10장 4~6절 말씀이다. “우리의 싸우는 무기는 육신에 속한 것이 아니요 오직 어떤 견고한 진도 무너뜨리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모든 이론을 무너뜨리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무너뜨리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하니 너희의 복종이 온전하게 될 때에 모든 복종하지 않는 것을 벌하려고 준비하는 중에 있노라.”
우리의 무기는 사실 어떤 견고한 진도 무너뜨리고, 어떤 하나님을 대적하는 이론도 파할 수 있는 신적 능력(Divine Power)이다. 그러니 사실은 이슬람도 그런 신적 능력 앞에 결국 무너지게 돼 있다. 그런데 왜 그런 능력이 지금 당장 나타나지 않을까. 그 답이 바로 앞서 본 말씀의 6절에 있다. “너희의 복종이 온전하게 될 때에 모든 복종하지 않는 것을 벌하려고 준비하는 중에 있노라.”
하나님은 이슬람을 사용하시어서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이 더욱 온전한 순종 가운데 있게 하시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리스도인들의 순도를 높여주시는 데 이슬람을 사용하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지막 때에 세계 선교의 가장 강력한 도전은 이슬람이 되겠지만, 그들은 또한 우리의 순종이 온전해지도록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훈련 도구이다.
실제로 21세기 들어 가장 왕성하게 활동했던 이슬람국가(Islamic State)를 통해서도 하나님은 일하고 계시다. 강력한 이슬람 국가를 표방하며 테러와 폭력을 일삼았던 그들은 이슬람 역사에서도 그야말로 ‘역대급’이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오히려 IS 때문에 무슬림들이 이슬람에 대한 회의감을 갖게 만들었다. 종교적·정치적 핍박으로 수많은 난민이 발생한 가운데, 그들 중 많은 회심자가 생겨나게 하셨다.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하나님께서는 이 엄청난 재앙 가운데서도 많은 예비된 영혼들을 부르고 계신다. 무엇보다도 마지막 때 세계 선교를 위해 헌신할 나라들과 일꾼들을 다루고 계신다.
오늘날 세계 최고의 경제력과 의술을 가진 미국에 가장 많은 확진자와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미국이 다시 한번 영적 타락으로부터 돌이키고, 미국 교회가 영적 각성 가운데 있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대영 목사(미국 워싱턴 휄로십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