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나밖에 몰랐던 외톨이 인생 공동체서 아이들 사랑으로 품어

입력 2020-07-13 00:08

아무런 부족함 없이 사랑만 받으며 자라는 사이에 나는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없는 사람이 돼 갔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반 전체가 컨닝을 하기로 했는데 ‘내가 왜 너희들 따라서 컨닝을 해야 하는데?’ 하며 혼자 하지 않았다. 결국 그 사건이 들통이 나 재시험을 봤다. 그런데 선생님께 고자질한 범인이 나라면서 외면하는 친구들의 싸늘한 눈빛에 큰 충격과 상처를 받았다. 사춘기가 될 무렵 부모님은 자주 다투었고 학교엔 친구도 없어 마음 둘 곳 없어 교회에서 살다시피 했다. 열정적인 신앙생활에 많은 칭찬을 받았지만 나만 생각하는 성격 때문에 어느새 교회에서도 혼자가 돼 갔고 마음이 교만해져 사람들의 신앙을 판단하기 시작했다.

춘천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며 한마음교회 생활관에 들어갔다. 새벽기도를 다녀와 언니들이 아침상을 차려 놓고 부르면 나가서 밥만 딱 먹고 방에 쏙 들어갔다. 대학졸업 후 학교에서 상담사로 일했다. 하루는 앞의 선생님이 화가 나서 나에게 ‘아니, 선생님! 정말 너무 한 거 아니에요?’ 했다. 아침에 차 마시려고 물을 끓여놓았는데 그 물로 내가 커피를 타 마신 것이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는 말을 듣는 순간 하나님께 한 대 맞은 것 같아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교회에서는 찬양팀, 초등부 교사로 봉사하며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하지만 마음은 늘 힘들었고 세상을 즐기는 이중적인 삶에 회의감이 들었다. 부활이 역사적 증거라는 것도 믿고, 예수님이 나의 주인이라고도 말했지만 나는 예수님과 아무 상관없이 살고 있었다. 여름수련회 때 목사님께서 악하고 음란한 세대에 하나님께서 주신 표적은 오직 부활밖에 없다고 선포하셨다. 그때 ‘그리스도께서 다시 사신 것이 없으면 너희 믿음도 헛되고 너희가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이란 말씀을 받으며 내 삶을 지배하던 느낌과 감정의 혼미가 떠났다.

정말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증거는 ‘요나의 표적’밖에 없었다. 그런 분 앞에서 머리를 꼿꼿이 세우고 내가 주인 돼 살았던 삶이 선명히 보이자 나는 바로 고꾸라졌다. 창조주 하나님을 무시하고 그 아들까지 배척한 죄인이 바로 나였다. 비로소 나는 마귀보다도 더 잔인하고 악한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참 주인으로 모셨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몰라 판단, 정죄, 원망하며 분리돼 살았던 나를 끝까지 사랑으로 품어주고 인내해 준 하나님과 공동체에게 너무나 미안해 참 많이 울었다. 그리고 주님과의 동행의 삶이 시작됐다. 내가 힘들게 했던 선생님, 생활관의 언니들께 진심으로 사과했다.

학교에는 심각한 문제를 가진 아이들이 무척 많다. 자살 생각을 하던 여자아이에게 복음을 들려주었더니 자살하려던 생각보다 하나님을 믿지 않은 것이 더 큰 죄임을 알고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하는 놀라운 일도 일어났다. 어린시절의 나와 똑같이 늘 우울해하고 왕따를 당하던 아이도 기쁘게 예수님을 영접하고 곧바로 친구들에게 전도지를 나눠주는 것을 보며 어떤 문제도 주인이신 예수님만 정확히 알고 마음의 주인으로 믿으면 곧바로 회복되는 것을 직접 목격한 아이들이 상담을 받겠다며 상담실 문 앞에서 줄까지 서서 기다리는 일도 있었다.

정말 나밖에 몰랐는데 이제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고 복음으로 살릴 수 있는 존재로 변화시켜 주신 하나님이 너무 감사하다. 주님의 품에 안기는 날까지 사랑하는 공동체와 함께 복음으로 사람을 살리며 교회를 세우는 일에 인생을 드릴 것이다.

정다운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