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친구들과 주일학교에서 찬양을 함께 부르고 하나님 말씀을 듣는 교회가 너무 좋았다. 내 마음엔 하나님으로 가득했고, 하나님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다 하고 싶었다.
어머니가 새벽에 장사를 나가 중학교 때부터 집안 살림을 도맡아 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집안일에 꿈 많은 여고시절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생활하다가 대학에 들어가니 하나님 말씀이 자유를 막는 족쇄처럼 느껴졌다.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강원도로 발령 받아 마음껏 자유를 누렸지만 삶이 참 허망했고 무엇이 정답인지 모호해지고 학교생활도 자신감을 잃어갔다.
몇 년 후 결혼하고 부부교사가 됐다. 바쁜 학교생활에 연년생 아이들 기르기가 벅찼지만 남편은 청소와 아이들 돌보기 등 모든 일을 도와주며 끔찍이 나를 아껴주었다. 그러나 내 삶은 성경말씀이나 성경 속 믿음의 사람들과는 너무 다르다는 생각에 교회에 그만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어느 선생님과 교제 도중 내가 예수님과 상관이 없는 사람임을 알게 되며 ‘지금 죽으면 나는 지옥이다’는 생각에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부르짖었다.
그러다 마태복음 12장에서 귀신이 사람을 두고 ‘자신이 나온 집’이라고 하는 말씀을 보는 순간 내가 어렸을 때 폭우가 내리던 어느날 무엇인가에 끌려 대문을 달려나가는 고모와 뒤따르는 삼촌과 아버지의 다급한 모습이 필름처럼 지나갔다. 그날 이후 실종된 고모와 지금의 내가 하나님의 눈에는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말씀을 교제해준 선생님이 예수님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제자들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십자가 앞에서 도망갔던 제자들이 자신들의 생명을 내놓고 전한 것이 예수님의 부활임이 선명해지며 부활이 내게 실제가 됐다. 하나님과 같이 되려는 내 마음 중심이 바로 비춰지며 내가 얼마나 큰 죄를 지었는지 선명히 보였다. 나는 즉시 예수님을 믿지 않은 죄를 회개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나의 주와 하나님으로 영접했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는 것처럼 가랑이 찢어지는 신앙생활이 끝나고 주님과 동행하는 삶이 시작되며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하기 시작했다. 어느해 겨울 교사 연수의 영어토론수업에서 어느 선생님이 모든 종교는 하나님 혹은 신이라는 정상에 도달하기 위한 길이라며 결국은 누굴 믿어도 다 같다고 했다. 나는 바로 일어나 만약 예수님의 부활이 없다면 나 역시 선생님의 의견에 동의하겠지만 예수님만이 부활하셨고 부활은 역사적인 사실이기 때문에 오직 예수님만이 하나님께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영혼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과 긍휼이 부어져 수업에 자신감과 기쁨이 생기고, 학생들에게 예수님을 전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 어느날 친구들과의 갈등으로 고민에 빠진 학생과 상담을 했는데 장래에 심리 상담사가 돼 마음이 힘든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은데, 자신의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자신이 참 한심하다고 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면 모든 문제를 해결 받고 영혼을 살리는 상담사가 된다고 했더니 너무나 기쁘게 예수님을 믿겠다고 했다. 또 어느해 스승의 날에는 내가 가르쳤던 학생에게서 선생님처럼 복음을 전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고백의 편지를 선물로 받기도 했다. 썩어질 것만을 위해 살아온 내게 썩지 않는 영원한 것을 위해 살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주님께서 부르실 그날까지 지치고 힘든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감당하며 살아갈 것이다.
문미향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