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콜라보(협업)’와 ‘언택트(비대면)’를 앞세워 20, 30대 고객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젊은 세대가 직관적이면서 디지털 소비에 친숙하다는 점에 주목한 전략이다. 특히 언택트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함께 더욱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로 부상했다.
현대카드는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배민) 전용 신용카드를 올해 하반기 출시한다고 8일 밝혔다. 현대카드는 전날 배민 운영업체 우아한형제들과 상품 출시와 운영 및 마케팅에 관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렇게 특정 기업이 카드사와 함께 운영하는 카드를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라고 한다. PLCC는 카드 혜택과 부가 서비스를 해당 기업에 몰아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두 회사는 배민 앱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배민포인트 적립에 카드 혜택을 집중하기로 했다. 배민은 물론 온라인 쇼핑이나 디지털 구독 등 언택트 서비스를 이용할 때 해당 카드로 결제하면 배민포인트를 지급하는 식이다.
현대카드 측은 “배민 고객이 언택트 소비에 적극적이라는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반영해 제공되는 혜택”이라고 설명했다. 배민 전용카드는 현대카드가 올 들어 발표한 세 번째 PLCC다. 지난 4월 대한항공 전용카드를 내놨고 지난달에는 스타벅스와 카드 출시 협약을 맺었다. 세 카드 모두 해당 업종 최초 PLCC다. 우리카드는 이달 초 글로벌 콘텐츠 기업 스마트스터디와 손잡고 ‘핑크퐁’과 ‘아기상어’ 캐릭터를 입힌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아이들이 즐겨 찾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과 주요 놀이공원 입장권을 50% 할인해주는 식의 혜택을 넣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2월 EBS와 제휴해 ‘펭수’ 캐릭터를 넣은 카드를, 신한카드는 지난해 애니메이션 캐릭터 ‘미니언즈’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이들 캐릭터 카드는 기획 의도대로 일반 체크카드에 비해 20, 30대 발급 및 이용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신규 카드 이용 혜택을 언택트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멜론, 지니 중 한 가지 이용요금을 매달 최대 1만원까지 할인해주는 ‘현대카드 디지털 러버(DIGITAL LOVER)’를 출시했다. 우리카드도 넷플릭스 이용요금을 월 최대 2만원까지 10% 할인해주는 ‘카드의정석 언택트(UNTACT)’를 내놨다. ‘신한카드 YaY’, 하나카드 ‘모두의 쇼핑’, ‘삼성카드 2 V4’ 등도 스트리밍 서비스나 배달앱, 온라인 쇼핑 이용 시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카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시장에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핵심 소비층임을 확인하고 이들의 정체성과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상품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