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여권 인맥’ 옵티머스 前대표에 시선 집중

입력 2020-07-09 04:02
이혁진(오른쪽)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한 2012년 5월 19일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 추모 공연 현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귓속말을 하고 있는 사진. 이 전 대표 블로그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압수수색 2주 만에 현직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로 출국한 옵티머스 전직 대표는 여권 인사들 다수와 친분이 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 수사가 정치권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검사 오현철)는 전날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이들이 애초부터 사기 펀드를 설계했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도 주목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옵티머스의 전신인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을 설립했던 인물이다. 그는 2013~2017년 옵티머스 회사 명의 계좌에서 개인 계좌로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대표는 횡령, 성범죄 등의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2018년 초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에도 1건이 기소 중지된 상태지만 이번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환매 중단 사태에서도 판매사들로부터 고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과거 횡령 사건 등으로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가 해외로 출국한 정황이 석연치 않다고 주장한다. 그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한양대 동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임 전 실장이 설립한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의 상임이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마이애셋자산운용, CJ자산운용에서 근무했던 그는 업계에서 대체투자 분야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국내 최초로 엔터테인먼트 펀드를 설계하기도 했다. 2012년 총선에서 서울 서초갑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그는 2012년 선거 국면에서 활발하게 정치권 인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의 개인 블로그에는 2012년 문재인 대통령, 한명숙 전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게시돼 있다. 그는 2012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금융정책 특보를 맡았다. 대선 후에는 정치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와 총선 당시 활동했던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본인이 의도적으로 문 대통령 옆에 가서 사진을 찍고 했었던 것이지 특별히 영향력이 있었던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우선 현직 임직원들의 펀드 사기 혐의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나성원 구승은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