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대한항공 현금확보 ‘급물살’… 남은 자산 매각 순항 미지수

입력 2020-07-09 04:05
사진=연합뉴스

정부 지원 대가로 각각 3조원, 2조원을 마련 중인 두산그룹과 대한항공의 자산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남은 자구안도 빠르게 추진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을 모은다.

두산그룹은 계열사인 전기차 배터리 소재 생산 업체 두산솔루스를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 매각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8일 공시했다. 매각 대상은 두산 보유 지분 17%와 박정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44%다. 매각 금액은 7000억원대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기내식 사업과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 매각 추진을 위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매각 금액은 1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부는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하루 7만~8만식의 기내식을 생산해 연평균 영업이익 300억원을 올리는 알짜 사업이었다. 같은 날 대한항공은 최근 자구안 중 하나로 추진 중인 1조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신주 발행가액을 1만4200원으로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두산그룹과 대한항공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각각 3조6000억원, 1조2000억원을 지원받는 대신 3조원, 2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놓았다. 이후 현금 마련 작업이 지지부진해 업계의 우려를 낳았지만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서 양사는 한시름 놓게 됐다.

다만 향후 양사의 남은 자구안도 순탄히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두산은 두산솔루스 외에도 두산타워, 두산메카텍, 모트롤BG사업부, 두타몰 등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난항을 겪고 있다. 대한항공은 서울시의 공원화 추진 영향으로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이번 기내식 사업 매각도 노동조합의 거센 반발에 부닥쳤다. 대한항공 노조는 보도자료를 내고 “자구안 이행을 위해선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을 먼저 매각해야 하는데 기내식사업부를 우선 매각해 근로자들은 고용 불안을 겪고 있다”며 “한진가 경영권 다툼에도 꿋꿋이 회사를 지켜온 조합원들을 길거리로 내몰았다”고 회사를 비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