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공교육 파행… 고3 영어 학력차 예년보다 확대

입력 2020-07-09 04:05

올해 첫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에서 수험생들의 영어 학력차가 예년보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공교육 파행이 상위권보다 중상위권에 더 큰 타격을 줬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18일 시행된 2021학년도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수능 출제 기관인 평가원이 1년에 두 차례(6·9월) 시행하는 모의평가 중 첫 시험이다.

코로나19 여파는 영어 성적을 통해 짐작해볼 수 있다. 수능 영어는 9등급 절대평가로 90점 이상이면 1등급, 80점 이상이면 2등급, 70점 이상 3등급으로 내려간다. 상대 석차가 아니라 몇 문제를 맞혔는가에 따라 등급이 갈리므로 국어나 수학 같은 상대평가 과목보다 분석이 용이하다.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 90점 이상을 획득한 1등급 수험생의 비율은 8.7%다. 지난해 6월 모의평가 7.8%, 9월 모의평가 5.9%, 수능 7.4%보다 높은 수치다. 시험 난도가 예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쉬웠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2~4등급 비율은 떨어졌다.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 80점 이상을 받은 2등급 수험생은 12.1%다. 지난해 6월 13.0%, 9월 14.5%, 수능 16.2%보다 낮은 수치다. 3등급의 경우 올해 6월 16.7%다. 지난해 6월 17.5%, 9월 21.7%, 수능 21.9%보다 낮다. 올해 6월 모의평가는 2~4등급을 합하면 44.8%인데 작년 6월(48.3%)보다 3.5% 포인트, 작년 수능(56.6%)보다 11.8% 포인트 적은 수치다. 반면 6등급 이하 비율은 작년 6월(30.6%)보다 올해 6월(34%)이 높다.

입시 전문가들은 공교육 파행의 여파로 풀이한다. 장기간 개학이 미뤄지고 준비 없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원격수업이 추진됐다. 학습 습관이 잘 갖춰진 상위권 수험생은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중심을 잘 잡았다는 것이다. 반면 중상위권 그룹은 원격수업 등에 적응하지 못하고 애먹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