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을 알고 행함이 있는 곳… 제자훈련 열매 풍성

입력 2020-07-07 18:44

경남 양산은 우리나라에서 불교의 영향이 가장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인근에 통도사, 내원사 등 대형 사찰이 자리 잡고 있어 지역민들이 불교를 생활의 일부분으로 여길 정도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 교회성장을 이루기는 참으로 힘들다. 게다가 요즘 들어 드러난 현상인 큰 인구이동도 악조건이다.

이런 가운데 평산교회는 보란 듯이 놀라운 부흥을 통해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대표적인 교회성장의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예배는 물론 교육, 선교, 봉사 등 교회의 존재가치를 훌륭히 수행하는 모범적인 교회이기도 하다.

특히 평신도를 깨우는 제자훈련을 통해 제자도의 삶을 실천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 교회로 정평이 나 있다. 하나님 중심, 말씀 중심, 교회 중심의 삶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의 도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평산교회의 중심에는 강진상 목사의 뜨거운 열정과 눈물의 기도가 밑받침돼 있다.

주님께 받은 소명 하나로 온갖 어려움을 헤치고 한발 한발 내디뎌 지금에 이른 것이다.

강 목사는 전도사 시절인 1988년 3월 27일 모방을 예배처로 삼아서 월평중앙교회로 시작했다.

“골짜기마다 돋우어지며 산마다 언덕마다 낮아지며 고르지 아니한 곳이 평탄하게 되며 험한 곳이 평지가 될 것이요.”

평산교회 예배 모습.

이사야 40장4절 말씀처럼 불교권이 강한 지역사회의 환경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복음으로 지역사회를 평탄화하며 현재 1000여 명의 성도와 함께 지역 대표교회로 성장시켰다.

강 목사는 선친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고1 때 부산 해운대 신일교회에서 석원태 목사님의 부흥집회 새벽기도 시간에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는 음성을 듣고 소명의식을 받았다.

당시 강 목사로서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사랑이 얼마나 뜨거웠던지 학교에 갔다 오면 해운대 청사포 동굴 밑에 꿇어 엎드려 십자가의 찬양을 부르며 눈물로 긴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선친목사의 개척교회 시절 너무나 힘든 과정을 지켜보면서 목회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이 아니라도 훌륭한 목회자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나는 차라리 훌륭한 평신도 지도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사회생활에 열심을 다하였고, 기존 교회에서 청년회장, 주일학교 부장, 안수집사를 거쳐 신앙생활을 하였다.

그러던 중 또다시 극적인 주님의 부르심을 통해 더 이상 거부할 수 없어 늦깎이 신학을 시작했다. 뒤늦은 부르심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아골 골짜기라도 주님이 원하시면 가겠다는 각오로 그린벨트, 수원지보호구역, 무교회지역 월평에서 단 한 명의 개척멤버도 없이 맨땅에 헤딩하듯 겁 없이 교회를 개척했다.

역시 개척교회 목회는 만만치 않았다. 33년 동안 불교권이 강한 양산에서 세 번씩이나 쫓겨나는 수모를 겪으면서 하나님의 합력하여 선을 이루심으로 오히려 오늘의 성장하는 교회로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다.

개척 초기 열악한 환경으로 후원을 받아야 할 입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자립교회 후원을 시작했고,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금까지 선교지에 대한 후원을 멈추지 않고 있다. 현재 평산교회는 국내와 해외, 중앙아시아를 비롯해 40여 곳의 선교지를 후원하고 있다.

평산교회 카페.

또한 최근까지 지역아동센터와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노인대학을 운영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 외에도 비전센터를 건립해 기아대책이 운영하는 비마이프렌드라는 카페를 오픈해 지역주민들에게는 양질의 커피를 제공하고 수입금으로 해외선교를 후원하고 있다. 또한 비전센터를 개방해 지역 주민들이 다양한 활동과 모임을 할 수 있도록 운영하며 지역사회 선교를 위한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강 목사는 지역을 위한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1994년 제자훈련을 시작했다. 다들 큰 도시도 아닌데다 맞벌이 부부와 초신자가 많기 때문에 제자훈련은 안된다고 고개를 저었지만 죽을 각오를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

불교세가 워낙 강해 해외 선교지나 다름없는 낙후된 농촌에서 개척과 더불어 시작한 제자훈련으로 지역사회가 점차 위성도시로 변모하는 과정 중에도 건강한 교회로 꾸준히 성장해오고 있으며, 중소도시 제자훈련의 좋은 모델로서 자리매김했다.

강 목사는 교단 산하 기관 GMS(총회세계선교회)의 정책위 서기로 지역단기선교 훈련과정(LMTC)를 통해 젊은이들과 평신도 선교사들이 많이 양육돼 선교현장으로 파송되는 데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제안하며 낙후된 지역의 평신도들을 전문인 선교사로 양성, 지난해 100여명을 전문인 선교사로 세우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남울산노회에 속한 미자립교회를 돕는 미래자립위원회 회장을 맡아 지역사회 미자립교회를 섬기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군목으로 사역하고 있는 아들, 소령 강우일 군종목사(육군본부 근무)가 소명의식을 가지고 목회자의 길을 가고자 했을 때 받은 충격은 사실 걱정도 되었지만 기쁨과 감사의 마음이 더 컸다. 어려운 개척교회 시절을 지나면서 복음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아들의 모습에서 큰 보람을 느꼈다.

총신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군목으로 사역하게 된 것은 군 선교가 가지는 두 가지의 중요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나는 바른 신학과 바른 신앙으로 장병들의 인생관과 국가관을 올바로 세워 강군을 육성하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청년 장병들의 뜨거운 에너지를 한국교회로 흘려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군 선교는 광야 같은 군대에서 청년신자들을 양육하고, 이렇게 훈련된 그리스도의 군사들을 지역교회로 재파송하는 아주 특별한 사역인 것이다. 강 목사 본인도 지난 5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군선교회 23기 회장으로서 군선교 사역에도 진력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지난 5월 예장합동총회 군선교회장으로 취임한 강진상 목사(왼쪽).

평산교회는 해외선교사와 군선교사를 파송한 사실이 있으며,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성도들과 함께 선교팀을 꾸려 해외 단기선교를 통해 평신도로 하여금 해외선교의 비전을 품고 해외선교에 동참하게 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가운데 타 국가를 섬기기 위한 전략으로 지역사회 외국인들을 복음화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자기 문화 안에 있는 타 문화권을 복음화하는 것도 해외선교의 한 부분에 속한다는 생각이다.

국내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복음화해 다시 그들이 모국으로 돌아갔을 때 복음의 일꾼으로 재생산될 것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위해 자기 집 문 밖이 선교 현장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기존 평신도들로 하여금 각종 선교훈련을 통해 전문인으로 양성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예배하는 공동체, 교육하는 공동체, 선교하는 공동체, 봉사하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평산교회 강 목사와 1000여 명의 성도들은 마지막까지 온 몸과 온 마음으로 주님의 복음사역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