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걸으니 가슴이 뻥 뚫려요!

입력 2020-07-08 21:40 수정 2020-07-09 00:04
한국관광공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을 위해 ‘마음이 뻥 뚫리는 섬 속 걷기’를 테마로 ‘이달의 걷기 좋은 길’ 5곳을 선정했다. 전남 여수 금오도 비렁길 1코스, 경북 울릉 해안누리길 행남해안산책로, 여수 거문도 동백꽃섬길 거문도 등대길, 인천 강화나들길 13코스 볼음도길, 경남 통영 한려해상 바다백리길 05코스 매물도 해품길이다.

금오도 비렁길 1코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섬 속 걷기길’을 걸으면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이 뻥 뚫릴 듯하다. 전남 여수 금오도 비렁길1코스 신선대에서 바라본 금오도. 한국관광공사 제공

금오도에는 섬의 서쪽 해안 방향으로 솟은 벼랑을 따라 이어진 ‘비렁길’이 있다. 비렁은 벼랑을 뜻하는 방언으로, 길 모양새를 따라 이름이 붙여졌다. 여수연안여객터미널에서 하루 3회 운항하는 여객선(약 1시간 30분 소요)을 이용하면 비렁길 1코스에 곧바로 갈 수 있다. 돌산도 신기선착장에서 하루 7회 운항하는 여객선(약 20분 소요)을 타고 금오도 여천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해 함구미항까지 마을버스로 이동하면 된다.

함구미항부터 두포마을까지 약 5㎞의 걷기길로, 섬의 서쪽 절벽으로 향하기 전 작은 오르막에서 시작된다. 길은 절벽 끄트머리를 절묘하게 타고 넘나들며, 바다를 뒤로한 채 깊은 숲속을 여러 차례 드나든다. 대체로 길이 평탄하게 이어져 있어 금오도의 절경을 즐기며 걷기 좋다. 특히, 종종 만나는 벼랑 끝 전망대는 마음이 뻥 뚫릴 만큼 탁 트인 경관을 자랑한다.

울릉 해안누리길 행남해안산책로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재단이 선정하는 ‘대한민국 해안누리길’ 중 한 곳이다. 울릉도의 수려한 원시림과 기암괴석, 동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 2011년 선정됐다.

산책로는 도동항에서 시작해 북쪽 저동항까지 이어져 있었지만, 행남등대~저동항 구간이 낙석으로 폐쇄된 상태다. 기상이 좋지 않은 경우 낙석 위험이 있어 입장이 통제되므로 울릉군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통제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코스는 왕복 2.6㎞로 1시간 30분에서 2시간가량 소요된다.

경북 울릉도 도동항 인근 억겁의 세월이 만들어 낸 해식동굴. 한국관광공사 제공

산책로 곳곳에서 화산섬 울릉도의 특징을 보여주는 다양한 암석과 지형을 볼 수 있다. 거대한 절벽에 움푹 파인 해식동굴도 산책로의 매력적인 볼거리 중 하나이다. 해식동굴 안으로 바닷물이 철썩거리면서, 퍼렇게 빛나던 바다가 하얀색으로 눈부시게 반짝이며 부서진다. 산책로가 관통하는 거대한 동굴도 있는데, 시커먼 암반이 높게 솟아 있는 풍경이 위압적이다. 절벽 길이 끝나고 산길을 따라 20분 정도 올라가면 행남등대가 있는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등대 입장은 안 되지만, 등대 뒤편 저동항의 아름다운 모습과 촛대바위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거문도 동백꽃섬길 거문도등대길

고도, 서도, 동도 3개의 섬으로 이뤄진 거문도는 사람이 붐비지 않으면서 야외활동이 가능하고, 가족끼리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여수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두 시간가량 들어가야 한다. 국내에서는 손에 꼽힐 정도로 투명한 물빛을 자랑하는 곳으로 낚시꾼들에게 먼저 입소문이 탄 곳이다.

여수 동백꽃섬길 거문도 등대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거문도 구석구석에는 걷기 좋은 길들이 많아 주말이면 단체 등산객들도 자주 찾는다. 여러 트래킹 코스가 있지만 그 중 최고의 전망 포인트로 꼽히는 코스는 ‘동백꽃섬길 거문도 등대길’이다. 거문도 고도 어촌마을에서 시작해 삼호교, 수월산, 거문도등대로 이어지며, 길에 그늘이 져 있어 여름철 가족끼리 부담 없이 걷기 좋다. 또한 마지막 포인트에는 남해안 최초로 10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높이 6.4m의 등대와 1년에 한 번씩 발송하는 달팽이 우체통도 있다.

강화나들길 13코스 볼음도길

아차도, 주문도, 말도와 함께 강화군의 가장 서쪽에 있는 작은 섬으로 160가구 270여 명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작은 섬마을이다.

볼음도길은 강화도 외포리에서 뱃길로 한 시간을 달리면 만날 수 있는 서울 근교의 걷기 좋은 섬길이다. 볼음도선착장을 시작으로 조갯골, 갯논뜰을 지나 다시 볼음도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총 13.6㎞의 순환형 코스(약 5시간 소요)다. 길 곳곳에 이정표와 리본들이 길을 안내해준다. 다만 숲이 우거진 산길은 정비되지 않은 곳들이 몇 군데 있기 때문에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인천 강화도 볼음도 조개골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볼음도길에는 두 개의 보물이 있다. 하나는 800년 된 커다란 은행나무, 다른 하나는 조개골해수욕장이다. 볼음도 저수지와 바다를 가로지르는 둑길을 걷다가 만날 수 있는 서도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04호다. 조개골해수욕장은 이름 그대로 조개가 많기로 유명한데, 근처 민박집들을 통해 예약하면 유료로 갯벌 체험도 할 수 있다. 날씨가 좋다면 환상적인 노을을 구경할 수도 있다.


매물도 해품길
경남 통영 한려해상 바다백리길 05코스 매물도 해품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통영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매물도는 북적거리는 도심을 벗어나 조용한 자연 속에서 섬의 매력을 느끼기 좋은 곳이다. 첫 배를 타고 들어가 두 번째 배를 타고 나오면 섬에서 약 4시간 머물 수 있는데, ‘매물도 해품길(5.2㎞)’을 한적하게 걷기에 충분하다. 백패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폐교 운동장에서 1박 2일 묵기 안성맞춤이다. 폐교는 경사가 심하지 않은 대항마을 쪽에서 올라가는 것이 좋다. 걷다 보면 사방으로 바다가 보이는 전망대에 도착한다. 이곳 원두막에서 제법 많은 사람들이 쉬어 간다. 코스를 걷는 내내 인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인트를 만날 수 있다.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걸을 수 있어 힘들면서도 상쾌하다.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