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도 만난 정의선… ‘K배터리 어벤저스’ 완성

입력 2020-07-08 04:06
최태원(왼쪽) SK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장의 전기차 ‘니로’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SK·현대차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미래차 청사진이 완성됐다. 삼성SDI를 시작으로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의 주요 사업장을 방문해 전기차를 뛰어넘는 스마트 모빌리티 협력을 약속했다. 전기차 전성시대를 앞두고 ‘K배터리 어벤저스’가 완성됐다.

정의선 부회장은 7일 충남 서산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최태원 SK 회장과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 및 미래 신기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동에는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등이 함께했다.

만남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 오랜 기간 호형호제하며 지내온 사이인 만큼 자연스럽게 사업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과 최 회장은 SK이노베이션이 개발 중인 고에너지,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전력반도체,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 등에 대해 논의했다. SK주유소의 유휴 공간을 활용한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 확충 방안도 대화 주제로 올랐다.

정 부회장은 “미래 배터리,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현대차그룹은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고 인류를 위한 혁신과 진보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도 “이번 협력으로 양 그룹은 물론 한국경제에도 새로운 힘이 될 것”이라며 “힘과 지혜를 모아 코로나가 가져올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높여 나가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정 부회장은 최 회장과의 회동을 마지막으로 배터리 3사 총수들과 만남을 마무리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전고체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 기술 현황을 공유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충북 오창의 LG화학 사업장을 방문해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리튬황배터리, 장수명배터리, 전고체배터리 등 미래차의 방향성을 논의했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를 출시한다.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으로 이 가운데 23종의 순수 전기차(EV)를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기아차는 1분기 2만4116대의 EV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순위 4위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내년을 전기차 원년으로 전망하는 만큼 수주 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 E-GMP의 1차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 2차 공급사로 LG화학이 선정되고 현대차의 수소 전기 트럭 초도물량에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되면서 수주 전쟁이 현실화했다는 것이다.

권민지 박구인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