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특한 삼성전자… 코로나 뚫고 2분기 영업이익 8.1조

입력 2020-07-08 04:04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셧다운 여파로 전체 매출은 지난해보다 감소했지만 언택트(Untact·비대면)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와 마케팅 비용 절감으로 시장 예측을 훌쩍 뛰어넘었다. LG전자도 기존 예상보다는 선방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이 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오전 공시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15.6%로 2018년 4분기(24.2%) 이후 가장 높았다. 전 분기 6조4000억원에 비해 25.58% 증가한 것이고 지난해 동기 6조6000억원 대비 22.73% 늘어난 수치다. 매출은 52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36% 감소했다.

2분기 삼성전자가 거둔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 6조5000여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화상회의, 게임 등 언택트 수요로 클라우드와 PC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주력 제품인 D램 고정 거래 가격도 지난 5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하며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매장 폐쇄 등으로 극심한 부진이 예상됐던 모바일(IM)과 가전(CE) 부문은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마케팅 비용 등이 절감됐고 2분기 후반부터 수요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무선·가전사업부 모두 오프라인 매장 폐쇄로 비용이 급감하면서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 TV 등 소비자 가전은 6월 미국과 유럽의 대형 가전유통업체의 오프라인 매장 재개장으로 판매가 늘었다.

IM 부문도 갤럭시 S20의 판매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가 우려됐으나 6월 이후 판매가 증가하면서 선방했다. 이번 실적 호조에는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북미 고객의 일회성 이익이 포함된 영향도 크다. 당초 디스플레이 부문은 모바일 OLED 생산라인 가동률 하락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애플의 패널 수령 지연에 따른 보상금 지급으로 일회성 이익이 반영되면서 흑자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 조짐과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실적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의 경우 상반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로 서버 수요가 피크에 달했지만 하반기에는 근무가 대체로 정상화되면서 추가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스마트폰이나 생활가전 등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LG전자는 지난해보다는 실적이 줄었지만 역대 최악일 것이라는 우려에 비해서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LG전자가 이날 오후 공개한 2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연결기준 매출액은 12조8340억원, 영업이익은 493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9%, 24.4% 감소했다.

에어컨·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가 5000억원 중후반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LG전자의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보다 20%가량 떨어진 추정치이지만 업황 부진을 만회했다. TV제품 HE 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전년의 절반 수준인 1000억원 초반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일본 도쿄올림픽, 유로2020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효과를 기대했지만 코로나19로 행사가 취소되면서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

강주화 김성훈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