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이재명은 아우, 갈등유발 마세요”

입력 2020-07-07 04:06
사진=연합뉴스

박원순(사진) 서울시장이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경쟁 관계에 대해 “이 지사는 제 아우다. 자꾸 갈등을 유발하려고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6일 시민청 태평홀에서 가진 3선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이 “서울시에서 베껴온 정책도 많은데 내가 부각돼서 (박 시장이) 억울할 것”이라고 말한 이 지사에 대해 묻자 “서울시 것 다 보고 가져가서 더 잘하면 청출어람 아니냐”고 화통하게 답했다. ‘형님 리더십’을 보여준 셈이다. 그러면서 그는 “서울시 정책은 오늘 발표하면 내일 벌써 전국에서 연락이 온다. 서울시 정책은 베껴가라고 존재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베껴간다”고 했다.

박 시장은 대선 주자 지지율이 낮다는 질문이 나오자 “지지율이란 건 언제나 변동하는 것 아닌가. 나는 신경쓰지 않고 본분을 철저히 제대로 하고 있으면 성과나 진정성을 시민들이 알아주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시기에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시민들이 점수를 더 주고 압도적으로 당선된 것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대통령 출마 여부에 대해선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안 되고 싶어도 하게 되는 운명적인 직책”이라며 “내년쯤 대선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겠지만 아직은 자제하는 게 좋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차기 대통령도 중요하지만 현직 대통령의 5년이라는 기간은 알뜰하게 보장해드리면 좋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레임덕 없이 5년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친문 세력에 대한 ‘러브콜’로 해석된다.

박 시장은 또 막스 베버의 저서 ‘소명으로의 정치’를 언급하며 “지난 9년 동안 바로 이런 소명감을 가지고 (시장직을) 해왔다. 도시의 가장자리로 밀려났던 많은 시민들의 삶과 꿈을 회복시키는 데 집중했다”고 했다. 또 “그 전엔 하드웨어나 도시 개발에 매몰된 시대였지만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는 도시가 정상적이고 인간 존엄이 살아 있고 품격이 유지되는 도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매년 광화문 물난리, 강남사거리 물난리 이런 것들이 참으로 많았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 그런 사고는 없었다”면서 “많은 비용과 노력을 투자해 안전해진 것”이라고 자평했다.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선 그린벨트 해제 불가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박 시장은 “핵심 정책은 공공임대주택을 대규모 확대하는 것”이라며 “지금 속도로 계속 가면 내 임기가 끝날 시점에 40만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갖추게 된다. 전체 380만호의 10%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