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희대의 사기극’이라는 평가와 함께 정·관계 고위인사 연루설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 사건은 펀드 운용사의 노골적인 사기 행각에 공공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이 놀아나고 증권사의 무책임한 판매대행, 금융 당국의 관리소흘 등이 결합하면서 발생했다. 옵티머스는 2017년 6월부터 3년여에 걸쳐 정부 산하기관이나 공공기관이 발행한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만기 1년 미만 상품이라고 소개하면서 연 3% 안팎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속여 2조원의 펀드를 판매해왔다. 이 가운데 1조5000억원가량은 환매가 이뤄졌으나 지난 5월 말 기준 5200억원 정도는 환매가 중단되거나 만기를 앞두고 환매가 어려운 상황에 놓이면서 사기행각이 드러났다.
먼저 옵티머스 펀드자산명세서를 작성하며 펀드자산에 편입된 대부업체 등의 채권을 제대로 확인도 거치지 않고 공기업 채권인 것처럼 기재한 한국예탁결제원의 방만한 시스템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미명하에 2015년부터 사모펀드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도 이상징후에 대한 감시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방관한 금융 당국 책임도 크다. 투자자들은 이런 한심한 금융 당국과 금융 공기업을 믿고 펀드 투자에 나섰다 손실을 떠안게 된 것이다. 최근 드러난 국내 최대 헤지펀드 라임펀드의 사기행각에 이어 잇따라 이런 사태가 발생하자 사모펀드에 대한 신뢰가 크게 하락하고 자본시장 자체도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옵티머스가 정·관계 인맥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권력 비호 의혹이 있고, 폭력조직 연루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회사 사내이사 아내인 이모 변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다 이번 사태가 터진 뒤 사임했다. 옵티머스 설립자인 이모 전 대표는 2018년 횡령과 조세포탈 등 혐의로 수사를 받다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금융정책특보로 활동했다. 옵티머스 자문단에는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 장관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또 옵티머스 2대 주주인 D대부업체 이모 대표는 과거 폭력조직원 출신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옵티머스 김모 대표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납득하기 어려운 사기 행각 전모와 함께 권력 비호 의혹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길 기대한다.
[사설] ‘희대의 사기극’ 옵티머스 미스터리… 철저히 진상 밝혀야
입력 2020-07-07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