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고 야구부 해체 수순… 학부모 “말도 안돼”

입력 2020-07-07 04:07

경북 포항제철고 야구부(사진)가 해체 수순에 들어가면서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6일 포스코교육재단 등에 따르면 포항제철고는 내년까지 야구부 신입생을 선발하고 2022년 해체할 계획이다. 야구부를 포항지역 다른 학교로 옮기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포항제철고는 1986년 체조부와 2013년 야구부, 축구부를 창단해 운영하고 있다. 학생 수는 체조부 10명, 축구부 33명, 야구부 29명 등 총 72명이다.

학교 측은 매년 학생 수가 줄고 있어 3개 운동부를 유지하면서 학사 운영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13학급을 내년에는 10학급으로 줄일 예정이다. 포스코가 포스코교육재단에 출연금을 대폭 축소한 것도 원인이다. 2012년 385억원에 이르던 출연금은 매년 감소해 올해 120억원, 내년에는 70억원으로 줄어든다. 운동부 운영비용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또 체조부는 포스코건설 체조팀, 축구부는 포항 스틸러스와 연계성이 있지만 야구부는 상대적으로 연결 고리가 약해 해체 대상이 됐다. 야구부는 포철공고가 1981년 창단한 후 마이스터고로 전환하면서 2013년 포철고로 이전했다. 그동안 청룡기, 봉황대기, 전국체전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강민호 권혁 신동주 선수 등을 배출했다.

학부모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학교 측이 사전 협의나 대안 마련도 없이 일방적으로 야구부 해체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학부모 30여명은 지난 3일 야구부 해체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하기도 했다. 야구부 운영비를 부담하겠다는 의사도 개진했지만, 학교 측은 요지부동이다. 한 학부모는 “야구부 해체 소식에 아이들이 아주 힘들어 하고 있다. 앞으로 진로는 어떡하느냐”며 “학교 측의 일방적인 결정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포항에는 대해초와 포항중 포철중 포철고가 야구부를 운영하고 있다. 포철고 야구부가 해체하면 포항지역 중학교 2곳의 야구부 학생들의 진로도 막막해진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