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고효율 에너지 전파… 성장에 녹색 옷을 입히다

입력 2020-07-06 04:02

1980년 설립된 한국에너지공단이 지난 4일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에너지 효율 향상, 신재생에너지 보급·산업 육성, 기후변화 대응에 이바지해 온 공단은 명실상부한 국가 에너지·온실가스 관리 대표 기관으로 성장했다. 특히 건물·수송·가전 등 폭넓은 산업 영역에서 ‘잘 쓰는 에너지(효율)’ ‘깨끗한 에너지(친환경)’를 널리 전파하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는 79년 제2차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국가경제 발전이나 국민생활 안정을 기할 수 없다고 판단, 이듬해인 80년 7월 4일 ‘에너지관리공단’을 출범시켰다. 오일쇼크로 유가가 무려 258%나 폭등했던 때다. 다만 우리나라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산업화 등 격변의 시기를 거치면서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일궜지만 환경 문제는 뒷전이었다. 공단이 고효율·녹색·저탄소 시대를 핵심 기치로 제시하게 된 배경이다.

공단이 걸어온 40년의 발자취에는 국가 에너지 수요 관리에 관한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84년 1월 지역난방 도입·보급을 위해 공단 내 지역난방사업본부를 설치했고, 이듬해 11월 국내 최초로 서울 목동 신시가지에 열병합발전과 소각 시설을 이용한 지역난방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산업단지는 필요한 대량의 증기와 전기를 각 지역에서 빠르게 공급받을 수 있었다.

88년 8월에는 공단 내에 대체에너지개발사업부를 신설했고, 에너지 안보와 탈석유화를 위한 대체에너지 개발·보급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이 사업부는 2003년 2월 대체에너지개발보급센터를 설치해 신재생에너지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금의 신재생에너지센터 전신이자 풍력발전추진지원단 사업의 첫 단추다. 2005년 7월에는 온실가스감축실적등록소를 설치하면서 기후변화 업무 대응을 본격화했다. 약 7년 후에는 녹색건축물 조성 기술의 연구·개발·보급 등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녹색건축센터로 지정됐다.

2015년 7월에는 급변하는 에너지 패러다임에 대응하고자 에너지관리공단에서 한국에너지공단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에너지는 단순한 ‘관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또 효율 향상, 신시장 창출, 기후변화 대응 등 공단의 역할을 대폭 강화했다. 이듬해 11월 자동차연비센터를 구축하며 산업·건물·수송 등 부문별 에너지 수요 관리로 보폭을 크게 넓혔다. 최근에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 사업을 성공리에 안착시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된 가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공단은 지난해 2월 울산으로 본사를 이전한 이후 지역과 상생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공공기관 역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지역 청년, 중장년층 주민 49명을 채용하는 등 울산시와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며 “울산 혁신도시 이전 기관 최초로 지역주민에게 어린이집을 개방해 공유경제 활성화에도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