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金시장 거래액 1조 돌파 유력… ‘큰손’은 2030

입력 2020-07-06 04:0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국내 금(金)시장 거래액이 사상 최초로 연간 1조원을 넘보고 있다. 특히 금시장 개인투자자 중 2030세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해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올 상반기 KRX금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90㎏, 57억8000만원가량으로 전년 대비 106.4%, 139.8% 급등했다.

누적 거래대금은 7103억원으로 2014년 금시장 개설 이후 처음으로 연간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누적 거래량 역시 11t 정도로, 올해 안에 20t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금 가격은 지난달 30일 기준 g당 6만8640원으로 전년 말 대비 22% 상승했고, 지난 3일에도 6만8700원에 마감하며 코로나19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금시장 개인투자자 중 2030세대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 가운데 20대가 17.6%, 30대가 38.5%로 두 연령대를 합치면 절반을 넘는다. 이 수치는 지난 3월 말 기준 KRX금시장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서 위탁계좌를 개설한 건수를 바탕으로 집계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 이후 젊은 세대가 주식 등 위험자산뿐 아니라 금과 같은 안전자산 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젊은층의 증권사 주식계좌 개설이 늘면서 KRX금시장 위탁계좌를 통한 금 거래도 덩달아 활발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주식활동 계좌 3127만개 중 20, 30대가 보유한 비중은 50%를 넘는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권시장에 익숙하면서도 금 현물자산을 투자수단으로 인식하는 젊은층이 늘어나는 등의 인식 변화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별 거래 비중은 개인이 63.2%로 전년보다 7.1% 포인트 상승했다. 실물사업자는 18.2%, 기관은 18.7%를 차지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금시장 개설 초기에는 개인은 주로 매수하고, 실물사업자는 매도하는 경향을 띠었지만 이제 다양한 시장 참가자가 매수·매도를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금 투자의 장점은 무엇보다 매매 차익에 부과되는 세금이 없다는 것이다. 이 점은 정부의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방침 발표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실물로 인출할 경우에는 10%의 부가가치세가 부과되지만 시세 차익을 보기 위한 투자 목적이라면 인출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KRX금시장은 6년 전 시장 개설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이후 연평균 73.2%(일평균 거래대금 기준) 성장했고, 시장 규모는 24배 불어났다. 특히 지난해와 올 상반기에는 직전연도 대비 거래대금이 배 이상 증가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충격 등으로 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