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풀면서 살아야 ‘품격 강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입력 2020-07-06 04:01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이 지난 2일 서울 삼성동 강남힐링센터에서 ‘기분좋은 변화, 품격있는 강남’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과 취임 2주년 인터뷰가 예정된 지난 2일 오전 강남구로부터 인터뷰 장소가 구청에서 ‘강남힐링센터’로 변경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폭염이 찌던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지하창고를 개조한 강남힐링센터에 들어서자 숲 속에 들어온 것처럼 시원하고 쾌적했다. 정 구청장은 “몸과 마음이 지친 주민과 직장인들에게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도심 속 힐링공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올해말 개포공원, 2022년 신사동 공영주차장, 2023년 세곡동 돌산공원에 힐링센터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그는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힘써왔다. 물청소는 물론 청담역 지하공간에 미세먼지 프리존을 조성하고 버스정류장에는 미세먼지 프리존 쉘터를 만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첫 강남구청장인 그는 “지난 2년간 ‘기분좋은 변화, 품격있는 강남’을 위해 노력해왔는데 이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평했다. 올해는 새로운 스타일브랜드 ‘미미위 강남(ME ME WE GANGNAM)’을 론칭했다.

정 구청장은 “도시도 브랜드 시대이기 때문에 스타일브랜드를 통해 강남을 전 세계에 알리자는 것인데 주민 반응이 좋다. 7월말까지 강남으로 들어오는 주요 포스트에 여러 가지 형태의 조형물을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타일브랜드에 담긴 ‘나, 너, 우리가 함께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지역공동체를 만들어가자’는 가치가 중요하다”며 “지난해 강남에서 걷은 재산세 2300억원을 서울시를 통해 나머지 24개 자치구에 분배했듯이 베풀면서 살아야 ‘품격 강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남구에서는 올해와 내년 국내 최고층 건물이 될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수서역 역세권 등 대규모 개발 사업들이 시작된다. 정 구청장은 “이 사업들이 완료되면 강남은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가 온다”며 “과거 강남대로와 테헤란로를 축으로 발전해왔다면 이제 영동대로를 축으로 국제도시로서 경쟁력을 갖추고 제2의 도약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화산업 육성 의지도 밝혔다. 그는 “국내 대형 연예 기획사의 70%가 우리 구에 있을 정도로 인적, 물적 자원이 풍부한데 이를 제대로 네트워킹해서 세계적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발전시키지 못했다”며 “케이팝 본고장으로서 한류 스타의 공연 기회를 자주 만들고 외국 관광객이 즐길 수 있도록 하여 강남을 문화의 중심지로 우뚝 서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안에 한류박물관을 짓고, GBC 안에는 세계적인 공연장을 조성한다.

정 구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발생 초기부터 ‘조기진단이 최고의 방역’이라는 신념으로 선제적 대응을 하고 있다. 그 결과 검체검사 건수가 3만건을 넘어 전국 기초지자체 1위는 물론 웬만한 광역지자체보다도 많다. 그는 “유동인구가 많은 우리나라 대표 도시로서 바이러스 노출 위험이 크기 때문에 다른 지자체보다 2~3배 노력해야 한다”며 “타지역 주민도 증상유무에 상관없이 본인이 원하면 다 검사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부동산 규제와 관련해선 “40년이 다 된 아파트를 주거복지 차원에서 해결하려면 재건축이 불가피하다”며 “투기 수요가 우려된다면 세제상 초과이득 환수방안을 마련해놓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개발하면 된다”고 밝혔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