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채워지지 않는 사랑의 갈증… 주님 사랑 속에서 기쁨의 삶

입력 2020-07-06 00:10

언니는 눈도 크고 인형처럼 예뻐 누구에게나 사랑받았지만 다음 해 태어난 나는 눈도 작고 코도 낮은 못생긴 아이였다. 부모님의 시선은 항상 언니에게만 쏠렸고, 남동생이 태어나며 나는 완전히 부모님의 시야에서 벗어났다. 초등학교에 들어가 첫 시험에서 모두 백점을 받았지만 칭찬 한 마디 듣지 못했고, 학교 준비물을 사달라는 얘기도 꺼내지 못하는 자신감 없는 아이로 변해갔다. 언니와 동생이 사랑받는 모습을 지켜만 보며 ‘왜 살아야 하나? 나는 이 세상에 필요 없는 존재’란 생각에 혼자 울었고, 친구들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았다. 대학 때 처음 교회에 나간 나는, 하나님께라도 사랑받고 싶어 주중, 주일, 휴가 등 모든 삶을 교회에 집중했지만 마음에는 아무런 기쁨도 없었다. 단기선교도 다녀오고 여러 신앙훈련을 받아도 우물가의 여인처럼 갈증은 채워지지 않았다. 부모님께 말대꾸 한 번 못하던 내가 40년 넘게 꾹꾹 눌러왔던 원망이 폭발해 부모께 대들며 집안이 뒤집어지는 소동을 벌였다.

그러면서도 어머니를 전도해 함께 교회에 나갔다. 언젠가 어머니가 ‘너는 집에서 부모한테 하는 거랑 밖에서 하는 거랑 왜 이렇게 다르니?’ 할 때도 ‘엄마! 그분들은 나를 있는 그대로 예뻐해 주시는데 엄마 아빠는 안 그렇잖아요!’ 하며 쏘아붙였다. 그런 내 모습이 너무 한심해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기도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소개한 간증 동영상을 보고 한마음교회에 갔다. ‘예수님의 부활은 하나님이 주신 믿을 만한 증거’라고 적힌 천 가방을 메고 다니는 검소하고 기쁨에 찬 교회 청년들의 모습이 내게 큰 충격과 감동을 줬다. 듣던 대로 그들은 삶 속에서 예수님과 동행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며 그런 예수님을 나도 꼭 만나고 싶었다.

그 후 춘천으로 이사하고 수련회에 참가했다. 어느 날 ‘내가 행하거든 나를 믿지 아니할지라도 그 일은 믿으라’는 요한복음 말씀이 눈에 들어왔다. ‘그 일?’ 이 해답을 찾기 위해 부활사건에 집중할 때 고린도전서 15장의 ‘성경대로’라는 단어가 보였다. 구약에 예언된 대로 사람으로 오신 예수님은 예언대로 십자가에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심으로써 온전히 그 일을 이루셨음을 알았다. 예수님의 부활은 실제 일어난 사건이었음을 정확히 알게 되며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알게 됐다. 나는 예수님을 필요할 때만 찾는, 언제든지 예수님께 돌을 던질 수 있는 악한 죄인임이 비춰지며 마음이 무너지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하나님 잘못했습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은 죄를 용서해 주세요. 예수님은 살아계신 하나님이시며 나의 주인이십니다.’ 그렇게 회개하고 예수님을 마음의 주인으로 모셨다. 드디어 예수님이 나의 주인이 되시니, 그 어떤 말로도 감격을 표현할 길이 없었다.

이렇게 부족한 나를 위해 모든 것을 주신 예수님의 사랑에 감사하고, 오랜 시간 인내해주신 부모님의 사랑에 감사하고, 연약하고 부족한 나를 온전히 인정하고 격려해주는 공동체의 사랑에 감사하고, 끊임없이 지지해주는 형제들의 사랑이 감사하다. 얼마 전 부모님도 춘천으로 이사를 오셨고 오랫동안 기도해 왔던 아버지께서 처음으로 교회에 등록하셨다. 사랑받지 못한 상처를 안고 애써 쿨 한 척하며 고슴도치 같은 인생을 살았던 내가 예수님의 영원하신 사랑 안에 감격의 나날을 보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제 남은 인생, 오직 예수님의 사랑 속에 거하며 부활의 증인으로 기쁨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신소연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