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남 6녀의 5번째 딸인 나는 어렸을 때 어머니께 들은 충격적인 말 한마디에 외톨이로 괴롭게 자랐다. 아들인 줄 알았는데 또 딸을 낳은 실망으로 어머니는 아무도 모르게 갓 태어난 나를 죽이려고 탯줄도 자르지 않은 채 엎어놓고 보자기로 덮어놓았는데 마침 아버지가 발견해 살아났다는 것이다. 나는 어머니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했고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하는 아집으로 똘똘 뭉친 예민한 사람이 돼 갔다.
마음의 상처와 원망이 극에 달했던 중학생 때 ‘어떻게 하면 어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 있을까?’ 하다가 죽기로 마음먹고 자살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 그러다 학교에서 야영을 갔는데 수영을 못하는 나를 장난이 심한 친구가 뒤에서 밀어 깊은 물에 빠져 떠내려갔다. ‘이렇게 죽는구나!’ 하는데 친구들에 의해 극적으로 살아났다. 그 후 ‘사람은 죽으면 어디로 갈까? 천국과 지옥은 정말 있을까?’ 하며 심각하게 죽음의 문제를 고민하다가 고 2때 친구를 따라 교회에 갔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이 막막하던 어느 날 어느 언니와 교제하며 말씀이 들리기 시작했다. 목사님께서 칠판에 천국, 지옥, 세상을 뜻하는 동그라미 3개를 그리며 너무 확신 있게 복음을 선포하셨는데 내 고민의 답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 무렵 아버지가 몇 개월의 투병 끝에 77세로 돌아가셨다. 누구보다 강한 분이셨는데 죽음 앞에서 무척 두려워하며 좋은 곳에 가게 해 달라고 간절하게 애원하시는 죽음 직전의 현장을 목격하고, 죽음의 문제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얻겠다는 생각으로 교회 생활관에 들어갔다.
며칠 후 요한복음의 ‘본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라는 말씀으로 하나님은 눈으로 볼 수 없다는 것과 이사야 9장의 ‘한 아기가 태어나는데 그가 전능하신 하나님’이라는 말씀으로 그분이 예수님임을 알았다. 2000년 전 예수님이 살았던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말씀에 몰입됐다. 3년 반 동안 함께 생활했던 도마에게 ‘어찌하여 마음에 의심하고 있냐?’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내게 ‘의심하지 말고 손과 발을 만져보라’는 말씀으로 들리며 예수님의 부활은 실제였음이 명확해졌다.
성경과 예수님의 하신 모든 말씀이 사실이었고 하나님의 존재가 선명해지니 감격이 몰려왔다. 도마의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라는 고백을 통해 단 한 번도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은 적이 없이 내가 주인 돼 살았던 모습이 보여 바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은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했다.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게 되며 하나님께선 오랫동안 닫고 살았던 내 마음 문을 활짝 열어 주셨다. 어머니에 대한 원망도 봄눈처럼 녹아 관계가 회복됐고, 남남 같이 지내던 형제들과도 마음을 나누기 시작했다. 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다고 버티시던 어머니도 결국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하시고 임종할 때도 너무나 확실하게 믿음을 고백하시고 천국으로 가셨다.
어느덧 내 나이 50에 접어들면서 내가 오늘 주님을 만난다면 주님 앞에서 남는 것은 주님과 함께 동행했던 시간들밖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둠인 이 세상에서 썪어질 것들을 붙들기 위해 살았던 시간들이 주님 앞에 회개가 많이 됐다. 남은 인생, 주님 만나는 그날까지 자든지 깨든지 나와 함께 하길 원하시는 주님과 모든 삶을 함께하길 소망한다.
김도화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