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제일 나쁜 볼턴, 가장 추한 아베, 아주 좋은 비건”

입력 2020-07-03 04:03
사진=연합뉴스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사진)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2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논란과 관련해 “우리 국익 측면에서 제일 나쁜 사람은 볼턴”이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가장 추한 사람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합리적이면서 좀 괜찮은 사람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아주 좋은 사람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라고 덧붙였다.

문 교수의 발언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주축이 된 ‘한반도 평화포럼’ 주최 강연에서 나왔다. 문 교수는 “볼턴 전 보좌관 회고록은 도덕적 절대주의와 미국 패권주의, 최대한의 압박과 군사 사용론이라는 세 가지 시각에서 정리돼 있다”며 “볼턴의 최대 우군은 아베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볼턴이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문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북한에 대한 과도한 신뢰를 가지고 본인이 생각하는 것이 잘될 것이라는 희망적 사고를 갖고 있다고 (볼턴은) 평가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볼턴 회고록으로 확인된 백악관과 미 행정부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 교수는 “볼턴은 자기 이론체계가 정확하고,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고 집요하게 추적하는 확증편집증 환자”라며 “워싱턴에는 그런 환자가 많다”고 했다. 이어 “백악관의 정책 결정 과정을 보면 봉숭아학당”이라며 “세계 대국이 어떻게 정치를 이런 식으로 하나. 그런 난장판이 없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미 행정부의 정책 결정이 혼란스럽고 예측 불가능해 믿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북·미 정상회담 등의 성과를 이끌어낸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문 교수는 “볼턴은 문 대통령이 나쁜 대통령이라고 하지만, 우리 시각에선 대통령이 그런 난공불락 백악관을 치고 들어갔으니 정말 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볼턴은 제2차 북핵 위기를 촉발한 장본인”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제일 싫어한 사람 중 하나가 볼턴이었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