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더이상 지켜보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결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윤 총장의 거취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처음으로 공식화한 것이다.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을 둘러싼 검찰 내부 충돌에 대해서는 “국민의 불편과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며 “때로는 무력감을 느끼고 있고,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검·언 유착 의혹 수사 관련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결정을 두고 대검과 중앙지검이 마찰을 빚자 예정에 없던 전체회의를 소집해 긴급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법사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검찰이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섰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건 기록을 검토한 대검 관계자들은 한동훈 검사장도 공범이라고 얘기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수사팀의 엄정한 수사를 대검이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도 “수사를 담당해야 할 검사들이 들어가면 어떻게 ‘자문단’이 될 수 있느냐”며 “전두환이 하던 국보위가 다른 게 뭐냐”고 지적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제가 볼 때 법무부 장관이 해결하기 어려운 상태로 가고 있다. 대통령께서 개입할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며 엄중성을 부각했다. 윤 총장에 대해서는 “최측근의 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취지를 어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결정 자체에 대한 비판도 거듭 나왔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전문수사자문단이 윤 총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일선 검사들로 구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추 장관은 “확인 중”이라면서도 “전문수사자문단 선정 과정에 논란이 있고, 그렇다면 이것은 상당한 공정성의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검찰이 추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아들 신상 문제가 언론에 미주알고주알 나가는 것을 보며 검·언 유착이 심각하다는 것에 또 한 번 감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아이는 군복무를 하루도 빠짐없이 성실히 한 아이”라며 “아이가 굉장히 화가 나고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더 이상 건드리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검·언 유착 의혹을 특임검사가 수사하게 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는 “종합적으로 함께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한동훈 검사장이 검찰 조사에 불응했으며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는 보고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검사장급 피의자(한 검사장)를 수요일 소환했는데 수사자문단 결과를 보고 나오겠다는 이유로 불출석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휴대전화) 포렌식을 하려면 비밀번호를 알아야 하는데 수사 협조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회의에 불참한 미래통합당은 추 장관 해임건의안 상정 방안을 논의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추 장관 해임 건의안 제출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