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과감한 결단이 매출 10조 기업 만들었다

입력 2020-07-02 04:01
삼성SDI 전영현 사장이 1일 경기 기흥사업장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등 소재·부품 시장을 이끌어온 삼성SDI가 1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삼성SDI는 682명의 임직원과 함께 시작해 2만6000여명을 책임지는 연 매출 10조원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에는 신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대를 이은 과감한 결단이 있었다.

삼성SDI의 시작은 TV 브라운관이었다. 1970년 일본 NEC와의 합작으로 설립돼 컬러 브라운관 1000만대 생산체계를 구축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이후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PDP, LCD, OLED 등을 섭렵하며 디스플레이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았다.

삼성SDI의 시작을 알린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에 이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배터리 사업 확장을 결정했다. 디스플레이를 눈, 배터리를 심장으로 생각해 투자를 적극적으로 이어갔다. 삼성SDI,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이 각각 연구하던 배터리 사업이 1994년 삼성SDI로 일원화된 것도 이 때문이다.

IMF 금융위기에도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삼성SDI는 2010년 소형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기존의 18650 원형 배터리의 성능을 강화한 21700 원형 배터리를 개발하는 등 시장을 선도한 결과였다.

도전은 계속됐다. 소형 배터리 기술을 기반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과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사업에 진출했다. 삼성SDI는 사업 시작 후 9개월 만에 BMW의 전기차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성공적으로 시작을 알렸다.

업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단을 기대하는 눈치다. 이 부회장은 삼성SDI가 개발 중인 차세대 배터리에 관심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뒤를 이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함께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이날 기흥사업장에서 열린 창립기념식에서 “초격차 기술 중심의 새로운 50년을 만들자”고 밝혔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