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기업공개 ‘산 넘어 산’

입력 2020-07-07 19:22

올해 IPO(기업공개)를 통해 대형사로 도약하려던 호반건설이 때아닌 악재를 만났다. 호반건설은 애초 올해 상장을 통해 주식시장에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잠정 연기됐고, 일감몰아주기 논란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상장은 잠정 보류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최근 침체된 건설경기와 실물경제 악화까지 겹치면서 상장을 하더라도 높은 벨류에이션(가치)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 여파와 총수 2세 일감몰아주기 의혹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상장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호반건설은 몇해 전부터 IPO를 위한 주관사(미래에셋대우·KB증권·대신증권)를 선정하고 상장을 진행해왔다.

논란이 되던 내부거래 문제도 간소하게 개편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액은 1781억8092만원으로 2년전(6167억5272만원) 대비 71.10% 줄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꾸준히 제기한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오너 리스크로 지목됐던 김상열(사진) 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 호반건설 대표이사직을 물러나면서 전문경영인체제 변화를 돌입했다.

호반건설은 강력한 오너십과 전문경영인 체제를 돌입하면서 올해 IPO를 추진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라는 신종 바이러스 충격으로 인해 상장을 연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거시경제가 급변하고 있기에 건설경기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연구원도 ‘코로나19 사태의 건설경기 파급효과 및 대응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2020년 건설투자가 비관적일 경우 전년 대비 6% 이상 감소하고 일자리(고용) 감소도 크게 유발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호반건설 관계자는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잠정적으로 보류한 상태”라며 “이는 실물경기의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총수 2세 일감몰아주기 의혹도 상장에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호반건설은 LH가 추첨으로 공급하는 아파트 용지를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입찰했다. 낙찰받은 택지를 사주 자녀들에게 몰아줬다는 ‘부당 내부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논란은 결론이 날 때까지 일반적으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며 “일반적으로 거래소는 관련 논란의 해소 여부에 따라 상장 여부를 심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선 호반건설 관계자는 “관련 사안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상장이 성공되더라도 기업가치가 상승할 보장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비슷한 매출 규모와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도 3년전 주가와 비교해 반토막이 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다만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면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반건설은 몇 해 전부터 강남 재건축 시장에 진출하면서 대형사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 4월 열린 ‘신반포15차’ 재건축 시공사 입찰에서 대림산업을 제치고 수주 경쟁에서 2위를 기록했다. 또한 매출도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호반건설의 매출액은 2조4836억원으로 2년전(1조3103억원) 대비 89.54% 증가했다.

한편 호반건설은 오너일가 중심 체제인 건설사로 꼽힌다. 현재 호반건설의 최대지분은 김 회장의 장남 김대헌 부사장이 54.73%를 쥐고 있다. 김상열 회장도 10.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호반그룹의 계열사 호반프라퍼티는 둘째인 딸 김윤혜(28) 아브뉴프랑 마케팅실장이 30.97%, 차남인 김민성 호반산업 부사장이 20.65%를 보유하고 있다.

유수환 쿠키뉴스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