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졌던 유진상가 하부 ‘빛의 예술길’ 재탄생

입력 2020-07-02 04:08

50년간 버려졌던 서울 홍제동 유진상가 하부가 공공미술로 채워진 ‘빛의 예술길’로 변신했다. 그동안 통행이 막혀있던 상가 지하 250m 구간을 홍제천이 흐르는 예술공간 ‘홍제유연(弘濟流緣)’으로 만든 것이다. 홍제유연은 ‘물과 사람의 인연(緣)이 흘러(流) 예술로 치유하고 화합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서울시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을 통해 1970년 대전차 방호기지이자 최초의 주상복합으로 만들진 유진상가 하부공간을 50년만에 발굴, 시민 누구나 특별한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는 열린공간으로 만들어 1일 공개한다고 밝혔다. 유진상가는 유사시 남침에 대비한 대전차 방호목적으로 홍제천을 복개하여 지은 1970년 당시 최고급 주상복합으로, 많은 개발과 변화의 역사를 품은 근현대 건축자원이다.

서울시는 2019년 공공미술 대상지 공모로 장소성과 역사성 등을 종합 평가하여 ‘유진상가’ 지하공간을 선정했다.

홍제유연은 공간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고 빛, 소리, 색, 기술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공공미술을 선보이는 예술가들의 전시 무대이자 시민들의 예술놀이터로 완성했다. 건물을 받치는 100여개의 기둥 사이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설치미술, 조명예술, 미디어아트, 사운드아트 등 8개의 작품을 설치해 환상적인 분위기의 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특히 진기종 작가의 ‘미장센_홍제연가’(사진)는 공공미술 최초로 3D 홀로그램을 활용해 눈길을 끈다. 중앙부에 설치된 길이 3.1m, 높이 1.6m의 스크린은 국내 야외 스크린 중 가장 크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