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초신앙, 초영성, 초사역을 할 때다

입력 2020-07-02 00:03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는 목회 논의가 활발하다. ‘언택트 시대’의 도래와 디지털 사회의 가속화 속에 한국교회가 어떻게 변화해야 살아남을 것인가 하는 절박한 심정이 담겨 있다.

한국교회는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대안적 모델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의 목회 변화와 대안에 대한 최근 논의의 방향에는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가정목회나 멀티미디어 가상교회의 필요성을 너무 강조하고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예배와 가상교회는 비상시기에 임시방편으로 활용한 것이다. 결코, 정통교회론의 정상적 모델이 될 수 없다. 우리는 코로나 이후에 오히려 성경적 신앙의 본질과 초대교회 신앙을 ‘리셋(reset)’해야 한다. 정통교회론을 회복하며 강화해야 한다. 코로나 때문에 몇 달 동안 예배가 ‘셧다운(shut down)’ 되고 온라인예배를 드리다 보니 우리의 믿음이 현실과 타협해 버리고 공동체 교회론이 약화됐다.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가상예배를 드리다 보니 성도들의 신앙이 ‘개인의 취향’으로 바뀌어 버렸다.

정통교회보다 가상교회를 더 인정하려 하고 예배의 집합성과 집례성을 부인하려는 사조가 벌써 나타나고 있다. 한국교회도 유럽처럼 ‘노미널 크리스천’(nominal christian·명목상 신자)화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라도 초대교회 신앙을 회복하며 정통교회론을 세워야 한다. 정통교회론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현장예배를 회복하고 세워야 한다. 예배와 예전은 선교사들이 한국교회에 물려준 가장 중요한 신앙적 자산이고 신학적 유산이다.

한국교회는 예배의 본질과 가치를 생명처럼 여기며 기적 같은 부흥을 이뤘다. 언제부턴가 성경공부와 제자훈련이 성행하기 시작했다. 적기에 필요한 것이었지만, 개인의 지적 욕구와 영성훈련, 개인 삶의 변화 등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예배 중심과 교회론적 공동체 중심이 해체되고 개인의 신앙과 지식, 경험, 영성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교회가 예전 중심의 문화를 이루면 교인들에게 공동체적 지성과 영성이 생긴다. 교회에 문제가 생기면 공동체적 영성을 갖고 덕을 세우며 예수님의 생명으로 교회를 일으키게 돼 있다. 그러나 개인의 지식과 영성과 경험이 중심이 되면 자신이 기준이 돼 종교적으로 학습된 자기 지식과 경험, 윤리의식을 갖고 공동체를 난도질하기 시작한다. 법적인 다툼으로까지 발전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가장 먼저 예전 중심의 교회를 세우는 운동을 해야 한다. 성경공부 제자훈련 가정목회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예전을 세우고 교회 공동체를 세우기 위함이어야 한다.

무조건 현장예배만을 고집하자는 건 아니다. 몇몇 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한국교회는 방역을 강화해야 하며 방심해선 안 된다. 특별히 소그룹 성경공부 모임이나 친목 모임을 자제해야 한다.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도 교회의 모든 역량을 예배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

교회의 역사를 보면 세상의 흐름과 야합하고 편승했을 때 한동안 박수를 받다가도 결국 사멸해 버리고 말았다. 이럴 때일수록 초대교회 신앙을 회복하고 정통교회론과 예배론을 세워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초지능 초연결 초산업 사회가 될 것이다. 한국교회는 초대교회의 신앙을 회복함으로써 초신앙 초영성 초사역으로 시대의 흐름을 넘어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지도자는 파도에 휩쓸리는 사람이 아니라 바람의 방향을 바꿔 새로운 물길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가 무엇을 회복하고 세워야 할 것인가. 눈앞에 보이는 파도가 아닌, 영적인 바람의 방향을 직시하며 바꿔야 한다.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