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공수처, 단독 드리블하지 않겠다”

입력 2020-07-01 04:03

21대 국회를 단독으로 시작한 더불어민주당은 3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관련해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전날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공수처법 개정 등 특단의 대책까지 거론했던 것과 달리 원내지도부는 야당과의 협의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공수처 법안 처리와 관련한 질문에 “쟁점 법안 중 여야 이견이 있는 법에 대해선 야당과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점차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단독 드리블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전석을 차지하면서 176석 거대 여당의 폭주라는 여론이 일자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여기엔 여야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공수처 출범이 어렵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법 시행 전까지 일단 야당과 최대한 협상을 진행해 본 뒤 다음 수순을 밟겠다는 취지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 나와 “민주당은 공수처법을 개정하거나 그럴 계획이 전혀 없다”며 “법을 시행해 보지도 않고 개정한다는 것은 법 제정 취지와 여야 합의에 의해 진행됐던 것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민주당과 달리 통합당은 여전히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결국 법 시행일인 15일이 지나면 민주당이 공수처 출범을 위한 모종의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으리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법사위원들 사이에선 15일 이후 추천위원회와 관련된 조항 등을 손보는 방식으로 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