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뚫고… KPGA도 티샷 쏜다

입력 2020-07-01 04:02
문경준이 6월 1일 경기도 용인 프라자컨트리클럽 타이거코스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스킨스게임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해 8월 29일 경남 창원 진해구 아라미르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KPGA 투어 우성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 1라운드 8번 홀에서 티샷하는 이수민. 하나금융그룹, KPGA 제공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가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춘추제로 펼쳐지는 ‘빅3’ 종목(야구·축구·골프) 가운데 마지막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뚫고 티샷을 쏘아 올린다. 경남 창원 아라미르 골프앤리조트 미르코스(파72·7245야드)에서 2일부터 나흘간 펼쳐지는 우성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은 당초 지난 4월에서 3개월이나 연기된 2020시즌 KPGA 투어의 개막전이다.

KPGA 투어가 앞서 시작한 프로야구 KBO리그, 프로축구 K리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처럼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국내 프로스포츠는 ‘포스트 코로나’ 체제로 돌입하게 된다.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진행돼 개막을 준비하는 프로농구·배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KPGA 투어는 이미 2010년대 들어 저조한 흥행으로 개최 대회 수를 줄여 왔다. 올 시즌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상반기 일정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악재까지 찾아왔다. 공백기는 2019시즌 최종전인 지난해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 이후 8개월이다. 그 결과로 올 시즌 투어는 11개 대회로 축소됐다. 지난 시즌 15개 대회보다 4개나 줄었다. 기업인인 구자철 KPGA 회장이 사재를 털어야 할 만큼 상황이 열악했다. KPGA 투어는 야구·축구·여자골프보다 2개월이나 늦었지만, 뒤늦게나마 개막하면서 생기를 되찾게 됐다.

KPGA 투어는 개막전을 포함해 이달 중으로 편성된 대회를 무관중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실외 프로스포츠의 관중 입장을 허용했지만, KPGA 투어는 시즌의 출발 단계에서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갤러리의 경기장 입장을 8월 이후로 미뤘다.

KPGA 관계자는 “어렵게 개막하는 투어를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중단할 수 없다. 야구·축구처럼 지정좌석제가 아닌 골프의 관전 특성을 고려해 7월 중 무관중 경기를 결정했다”며 “갤러리 입장에 대한 의견을 문화체육관광부와 소통하며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올 시즌 개막을 사흘 앞둔 지난 29일 기자들을 만나 “개막전부터 관중 입장 허용 여부를 정부에 문의했지만 ‘아직은 무관중이 안전하다’는 권고를 받았다”며 “8월부터 갤러리 입장을 허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PGA 투어는 이달 중으로 부산경남오픈, 군산CC오픈(9~12일), KPGA 오픈(16~19일)을 편성하고 있다. 8월에는 KPGA 선수권대회(6~9일), 제39회 GS칼텍스·매경오픈(20~23일), 일동레이크골프클럽오픈(27~30일)이 이어진다. KPGA 선수권대회에서 갤러리 입장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

KPGA 투어 개막전은 길었던 공백기만큼 국내외 강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지난 시즌 코리안(1부) 투어 대상 수상자인 문경준과 상금왕 이수민, 아시아 국적으로 유일하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 챔피언 타이틀을 보유한 48세 베테랑 양용은이 올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유럽·일본·아시아의 국외 투어 카드 3개를 보유한 박상현도 우승권 주자로 평가된다. 지난 시즌 이 대회에서 우승하고 신인왕까지 내달린 이재경은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출전자 156명은 총상금 5억원을 놓고 경쟁하게 된다. 우승상금은 1억원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