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슬픈 전쟁 끝내기 위해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란다”

입력 2020-06-26 04:07
북한에서 발굴된 뒤 미국 하와이를 거쳐 70년 만에 조국 품으로 돌아온 6·25전쟁 국군 참전용사 147구의 유해가 25일 저녁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의 공중급유기 시그너스에서 영현단으로 옮겨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들 유해를 직접 맞이한 뒤 147구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의 가족과 함께 6·25전쟁 70주년 기념 행사장으로 입장했다. 서울공항=서영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6·25전쟁 제70주년 기념사에서 “전쟁을 겪은 부모세대와 새로운 70년을 열어갈 후세들 모두에게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는 반드시 이뤄야 할 책무”라며 “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고조된 남북 긴장 속에서 6·25전쟁과 같은 참화는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며 남북 공존과 평화를 역설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6·25 기념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 격납고에서 개최된 행사에서 “남북 간 체제 경쟁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 우리의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도 없다”며 “우리는 끊임없이 평화를 통해 남북 상생의 길을 찾아낼 것이다. 통일을 말하기 이전에 먼저 사이좋은 이웃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남과 북, 온 겨레가 겪은 전쟁의 비극이 후세들에게 공동의 기억으로 전해져 평화를 열어가는 힘이 되길 기원한다”며 “통일을 말하려면 먼저 평화를 이뤄야 하고, 평화가 오래 이어진 뒤에야 비로소 통일의 문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의 화해와 평화가 전 세계에 희망으로 전해질 때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에 진정으로 보답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강한 국방력을 바탕으로 한 평화를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전방위적으로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강한 국방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굳건한 한·미동맹 위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도 빈틈없이 준비하고 있다. 우리 자신의 힘을 바탕으로 반드시 평화를 지키고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이에게 공통된 하나의 마음은 이 땅에 두번 다시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전쟁의 참혹함을 잊지 않는 것이 ‘종전’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