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6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필요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미래통합당은 남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민주당이 독식하라며 ‘벼랑 끝 전술’로 대응했다. 앞서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민주당이 남은 12개 상임위원장 선출까지 통합당 없이 강행한다면 향후 정국은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원내대표단 긴급 연석회의에서 “통합당이 국회에 복귀해 추경을 꼼꼼히 들여다본다면서 정작 상임위 명단 제출은 거부했다”며 “더 이상 야당을 기다리는 건 무의미하게 됐다. 민주당은 법과 절차에 따라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국회법에 대한) 여러 해석이 있고 입장이 다 다르다”며 “만약 해석이 어렵다면 18개 상임위를 내일 모두 선출해 달라는 이야기를 국회의장께 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18개 상임위원장 모두를 선출해줄 것을 요구한 것이지만, 박 의장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전원을 선출하지 못한다면 추경안 처리에 필요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일부 상임위만이라도 우선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각 상임위에 위원장이 없더라도 위원만 있으면 추경안을 회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국회사무처의 유권해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통합당은 여당이 나머지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이후에나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먼저 상임위원 명단을 내면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통합당 상임위원 중 일부를 위원장으로 선출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날 국회에 복귀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처음부터 통합당 없이도 국회를 마음껏 운영할 수 있는 의석이라면서 ‘당신들 의사는 반영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그렇게 해 보라”며 “자기들 마음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순간 손을 내밀 텐데, 그때까지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양당 원내대표를 차례로 만났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주 원내대표는 박 의장을 만난 뒤 “원활한 원 구성에 있어서 의장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원 구성과 별도로 3차 추경안은 꼼꼼히 따지겠다는 계획이다. 주 원내대표는 “1차 추경 집행도 미진한 상태에서 불필요한 추경, 본예산에 얹어야 할 추경이 엄청나게 와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현 심희정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