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5일 성냥갑처럼 천편일률적인 아파트를 창조적인 디자인으로 바꾸는 도시·건축혁신 시범사업지 2곳의 밑그림을 공개했다. 사업지는 상계주공5단지(공동주택 재건축정비사업)와 금호동3가1번지 일대(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다.
도시계획 결정권자인 서울시가 정비사업 처음부터 끝까지 주민과 함께 고민하고 전문적으로 지원해 도시 전반의 경관과 역사문화적 맥락을 고려한 입체적인 건축디자인을 유도하는 게 핵심이다. 계획수립 단계부터 공공이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정비계획 결정을 위한 심의에 소요되는 기간이 절반 수준(20개월→10개월)으로 단축돼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시는 올해 18곳을 추가로 선정해 도시·건축혁신을 본격화한다. 올해 상반기 중 선정된 신규 사업지 5곳은 오금현대아파트(대규모 아파트), 천호동 397-419번지 일대(구릉지 재개발), 신림1구역(낙후 주거환경 정비), 을지로3가구역 제6지구(산업보호+도심재개발), 왕십리역 일대(왕십리역세권 전략적 정비)다. 내년에는 규모를 더 늘려 확대할 계획이다.
상계주공5단지는 도시 속 외딴 섬처럼 주변과 단절되고 폐쇄적인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열린 주거단지’로 변신한다. 건물일체형 태양광, 전기차 전용주차장 등을 도입해 민간 재건축 최초로 ‘친환경 제로에너지’ 단지로 조성된다. 하나의 단지가 하나의 거대한 블록으로 조성됐던 것을 여러 개의 소규모 블록으로 재구성하고 블록 사이사이에 생활공유가로를 내 주변과 연결한다. 가로변에는 어린이집, 놀이터 등 지역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편의시설을 배치한다.
한강변 응봉산 자락에 위치한 금호동3가1번지 일대는 기존 병풍형 아파트 사이에서 보행 녹지축을 중심으로 구릉지 친화적인 건축디자인을 적용해 새 주거모델을 제시했다. 또 금남시장으로 연결되는 가파른 계단길엔 새로운 교통수단인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한다.
서울시는 2곳 모두 올해 12월까지 정비계획 입안,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구역지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