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관’ 끝… 경기장 관중 입장 카운트다운

입력 2020-06-26 04:05
사진=연합뉴스

프로스포츠의 관중 입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가 관객의 경기장 입장 허용과 관련한 지침을 이르면 이번 주말에 확정할 계획을 밝히면서 프로스포츠는 무관중 2개월여 만에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시작하게 됐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한 백브리핑을 통해 “야외 스포츠의 관중 입장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와 논의하고 있다. (관중) 비율을 어느 정도로 허용할지는 실무적인 차원에서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주말, 혹은 다음 주 중순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프로스포츠 관중 입장 지침과 연계할 거리두기 단계 조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국내 프로스포츠는 코로나19를 억제한 범사회적인 노력으로 지난달에 개막했다. 프로야구(KBO리그)는 5월 5일, 프로축구(K리그)는 같은 달 8일, 여자프로골프(KLPGA)는 같은 달 14일부터 경기를 시작했다. 다만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관중을 경기장으로 들이지 않고 생중계만 진행하고 있다.

프로스포츠 주관 단체와 구단들은 한 달을 넘긴 무관중 경기 기간 동안 경기장 입장이 허용된 선수단·취재진·중계진과 대회 관계자에 대해 발열 검사를 실시하고 문진표를 제출받는 한편, 좌석 배치를 일정한 거리로 띄우면서 코로나19 방역 경험을 쌓아 왔다.

그 결과로 국내 프로 리그·투어 기간 중 경기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KLPGA 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1라운드를 이날 시작한 경기도 포천 군내면 포천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지난 19일에 발생한 확진자 1명은 대회와 무관하게 주말 골프를 즐기기 위해 찾아간 내방객으로 확인됐다.

프로야구의 주관 단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미 관중 입장을 가정한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준비해 왔다. 야구는 국내 프로스포츠 가운데 연중 최다 관중을 동원하는 종목이다. 열기가 한풀 꺾였다는 지난해의 관중 수만 해도 728만600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시즌 KBO리그의 7주차까지 누적 관중 수는 232만5890명. 올 시즌의 7주차인 지난주까지 입장권을 단 1장도 팔지 못하면서 발생한 손실액은 290억원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입장권 수익만 집계한 것으로, 경기장별 식음료·야구용품 판매, 혹은 팀별 상업 활동 수익은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다.

KBO는 수용인원의 최대 25% 선으로 관중 입장을 허용해 단계적으로 비율을 늘려가고, 관객 1명은 앞뒤좌우로 좌석을 1칸씩 떨어뜨려 착석하는 방안을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입장권 판매에서는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인터넷·모바일로만 실시하고 장내 응원 및 식음료 판매를 제안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다만 정부는 프로스포츠의 최초 관중 입장 비율을 10% 선으로 보고 있어 KBO의 제안과 온도차를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프로스포츠의 관중 입장을 코로나19의 국내 유행 종결 선언으로 오판해 경계심을 이완하면 재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KBO 관계자는 “철저한 방역 대책을 수립했다. 정부에서 결정되는 관중 입장 허용 시점과 수용인원 비율을 전적으로 이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